식목일(5일)을 맞아 정부와 지자체가 간벌재를 에너지원(일명 바이오매스·biomass)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간벌재는 숲가꾸기 작업을 통해 솎아낸 나무로 목재,톱밥,펄프용 칩 등의 원료로 쓰이지만 수집비용(ha당 60만원)이 수입(ha당 최대 50만원)보다 많아 대부분 산 속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산불이 발생하면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등 산속 화약고나 다름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 간벌재를 활용하기 위해 산림청는 올해 산림지역 두세 군 데를 바이오매스 시범지역으로 선정하고 지역난방에 쓰일 바이오매스 연료공급기지를 구축키로 했다.


비싼 기름 대신 나무나 풀,가축분뇨,음식물쓰레기 등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바이오매스 시스템은 초고압 열병합발전시설에 적용돼 고효율의 난방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임상섭 산림청 숲가꾸기 팀장은 "스웨덴과 독일,일본 등에서는 이미 간벌재를 신재생 대체 에너지원으로 활용,고유가를 극복하고 있다"며 "민간업체들이 간벌재를 저렴한 비용에 공급받을 수만 있다면 국내에서도 바이오매스 시스템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영월 평창 정선 등 남부권 일대에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단지를 2012년까지 건립하고 이 일대를 '신재생 그린빌리지'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미 독일의 로들앤파트너 등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강릉지방과학산업단지 내에 바이오매스 발전소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라남도도 최근 대규모 '숲가꾸기 산림자원화 지원단'을 조직,바이오매스 자원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도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상용화 방안 연구에 나섰다.


에너지 절감업체인 케너텍은 올 상반기 중 서대구 염색산업단지 내 대웅섬유 등 5개 업체에 바이오열병합발전시설을 짓고 저비용 고효율의 스팀과 전기를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간벌재가 비싼 기름을 대신할 신 재생 에너지원으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림 속에 버려지는 간벌재는 전국적으로 연간 15만6000㎥(5t 트럭으로 3만대분)에 달하고 각종 산림개발 과정에서 버려지는 간벌재까지 합하면 연간 300만t을 훨씬 웃돈다.


이들 간벌재는 산불이 발생하면 불쏘시개 역할을 해 산불피해를 확산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올 들어 1월부터 3월까지 전국에서는 총 264건(피해면적 174㏊)의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19건,111㏊)보다 건수 기준으로 20.5% 늘어났다.


지난해 4월에는 강원도 양양 낙산사 화재를 포함해 한 달 동안에만 무려 170건(1915㏊)의 산불이 일어났다.


하인식.문혜정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