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기업은 참으로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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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지난 1일 강신호 전경련 회장 등 경제5단체 회장들을 청와대 내 상춘재로 초청한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참으로 기업이 위대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지구촌 곳곳을 방문하면서 해외진출한 한국기업의 시장개척 정신과 기술개발,해외사업 확장,현지적응 역량에 대해 칭찬하고 격려한 적이 한두 번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내에서,더구나 청와대로 재계 대표들을 초청해 이처럼 극찬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대한상의 초청 조찬강연에 이어 이날 재계에 재차 찬사를 보냄에 따라 남은 임기 중 기업정책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정부여당은 출자총액 규제 등의 현안에 대해 연말까지 결정을 유보해 놓은 상태다.
노 대통령은 "이전에도 기업에 대해 특별한 생각이나 거리를 둔 적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사회의 핵심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원천이라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다"며 "다만 기업쪽은 초기에 '친기업쪽이 아니지 않으냐'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와 장관들이 외국에서 좋은 대접을 받고 많은 성과를 거두게 된 것도 기업과 기업인들이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활동해온 덕택"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찬사에도 불구하고 최근 재계의 최대 관심사인 현대자동차 수사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
강 전경련 회장이 '검찰수사 조기 종결' 희망을 전했지만 노 대통령은 "정부는 의도가 없고,수사 정보도 없다.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서도 "검찰수사를 대통령도 어쩔 수는 없지만 재계의 사정은 충분히 안다는 우호적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기업인들을 칭찬하면서 노 대통령은 "(세상이 바뀌고 기업환경이 변한다는 의미에서) 계절이 바뀌는 것을 제일 먼저 아는 사람들이 기업가"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는 상당히 미묘한 언급도 했다. "기업가 다음이 정치인,그리고 제일 늦게 아는 사람이 글쓰는 사람이나 학자들"이라고 한 말이다. 지난달 이집트 방문에서 "사회 변화에 가장 강력히 저항하는 게 학교 선생님"이라고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것과 연장선에 있는 발언이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