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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한은 신임 총재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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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규 < 현대경제연구원 상무 > 한국은행의 신임 총재가 다음주 초 취임한다. 모두들 적임자라는 칭송과 함께 앞으로 한은이 새로운 면모로 탈바꿈할 것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크다. 신임 총재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빼어난 정책가로서 한은에 부여된 정책기능이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은의 정책 목표와 원칙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은의 법적 책무는 물론 통화금융 정책을 통한 물가 안정에 있다. 문제는 통화금융 정책이 물가뿐만 아니라 경기와 국제수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겠지만 이것은 경기 침체를 더욱 심화시키고 원화 가치 상승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처럼 금리 정책 효과의 다면성으로 인해 간혹 한은 정책이 물가 안정보다 정치나 부처간 힘의 논리에 의해 결정된다는 질책을 종종 받아왔다. 이런 오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통화금융 정책의 목표를 단순한 물가 지표 관리보다는 경제 전반의 조화로운 성장이 수반되는 경제 안정에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금리 준칙 등을 확실히 해 경기여건 변화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통화 정책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금리 정책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시장친화적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주요한 과제다.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수시로 듣고 시장 상황에 적합한 금리 정책을 수립해야 금리 정책의 왜곡을 막고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하는 무기력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시장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한은이 생산하는 통계의 정치성을 높여야 하고 이를 시장에 모두 공개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은행지준율 등 현실에 맞지 않는 것으로 지적되는 과거의 금융 제도와 관행들도 찾아내 개선해야 한다. 경제 활동의 세계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에 부여되는 또 다른 중요한 책무는 대외 협력 기능의 강화다. 당장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지니고 있는 한·중·일 3국 간의 통화 금융 협상에 있어 외환위기 경험이 있는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금융통화위원회의 정책 결정 배경과 내용이 보다 소상히 시장에 알려져야 하며,주어진 원칙은 가능한 한 최대로 지켜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경제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타 정부부처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한은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관련 정책 당국간 유기적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은 시장에 불필요한 불안감을 주지 않는 일이다. 특히 경제 운영의 또 다른 한 축인 재정 정책과의 조화가 경제 성장과 안정을 위해 필수적인데, 정책 기조의 합의는 물론 이에 기반을 둔 통화·금리 정책과 조세·재정지출 정책의 조화가 요구된다. 또한 금융정책이 각 시장에 파급되는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부 금융감독 기능과 정보의 공유도 필요할 것이다. 한은 정책의 성공적 수행 정도는 한은 조직의 혁신 여부에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본다. 한은이 우수한 인재 집단으로서 한때는 국내 최고의 경제 분석 기관이요 정책 결정 기관이었던 점은 자타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최근 들어서는 상대적으로 분석 기능이 취약해지고 너무 보수적이고 소극적이라는 외부 평가도 들리곤 한다. 학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하게 경쟁과 인센티브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우수 인재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것이고 한은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이라 생각한다. 한은의 수장은 우리 경제의 유력한 지도자임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포용력이 커 신망이 두터운 신임 총재가,책임질 수 있는 말과 행동으로 한은이 우리 경제를 선도하는 최고 정책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이끌어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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