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글로비스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의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에 대한 전면 수사에 들어가자 현대차그룹이 충격에 휩싸였다. 검찰 수사가 다른 기업과 금융권 등으로 확산되면서 수사의 중심에서 차츰 멀어질 것으로 내심 기대했던 임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글로비스 비자금 수사는 김재록씨 로비의혹 사건 수사의 지류에 불과하고 현대차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 계획은 없다는 검찰의 말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게 사실"이라며 "검찰 수사가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에서 그룹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말했다. 임직원들은 특히 그룹 수뇌부가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는 최악의 사태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검찰 수사가 확대되자 그룹 일각에서는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추진 등이 알려지면서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납품단가 인하는 환율하락과 유가상승,원자재가격 급등 등 경영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이었고 그동안 사회공헌활동도 다른 기업 못지않게 해왔다"면서 "그룹이 비상경영 체제로 들어가는 등 위기 상황에서 검찰이 고강도 전방위 수사에 나선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