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 심정수(31)가 3안타를 작렬시킨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오랜만에 지난해 우승팀 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LG는 잠실에서 9회 터진 박기남의 끝내기 안타로 SK를 7-6으로 따돌리고 파죽의 7연승 행진을 내달렸다. 삼성은 29일 대전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서 박한이의 투런포 등 장단 10안타를 적절히 득점으로 연결시켜 7-3으로 이겼다. 빈타에 허덕이던 삼성 타선을 이끈 것은 국내 프로야구 최고 연봉(7억5천만원) 선수 심정수였다. 지난해 11월 어깨 수술 후 4번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는 심정수는 이날 2루타 2방 등 4타수 3안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그는 0-0이던 2회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투수 송진우의 초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이어 박한이의 중월 투런포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4회에는 무사 1루에서 송진우의 몸쪽 떨어지는 밋밋한 변화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월 2루타를 쳤다. 8회에는 1타점 중월 2루타를 추가하며 장타력 부재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7번 타자로 나선 박한이는 투런홈런과 4회 우월 2루타, 8회 좌익수 희생플라이 등 4타점(3타수 2안타)으로 심정수의 뒤를 받혔다. 삼성의 선발 배영수도 5이닝 동안 안타 4개를 허용하고 2점을 내줬지만 한 층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24일 수원 현대전에서 제이미 브라운의 뒤를 이어 5회 등판했던 배영수는 2⅔이닝 동안 안타 4개, 볼넷 3개를 묶어 4실점하며 실망감을 안겼었다. 그러나 이날 호투로 선동열 감독의 신임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선 감독은 김효남(6회), 차우찬(7회) 두 신인과 안지만(8회), 오승환(9회) 등 '지키는 야구'의 핵심을 풀가동하며 4점차 승리를 지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영웅 오승환은 9회 세 타자를 1루 땅볼, 2루수 플라이, 삼진으로 처리하고 깔끔히 경기를 매조지했다. 잠실 경기에서 LG는 5-6으로 뒤져 시범경기 첫 패 직전에 몰렸지만 9회 2사 2루에서 조인성의 좌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고 박기남의 끝내기 우전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이순철 LG 감독은 이날도 7명의 투수를 기용하며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고 선수들도 끈끈한 조직력을 과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김동주(어깨), 홍성흔(발목) 등 주포가 부상으로 이탈한 두산은 마산에서 '무명용사'의 선전으로 롯데를 6-1로 제압했다. 1회 몸이 덜 풀린 롯데 선발 이용훈을 상대로 윤승균이 선두타자 홈런을 쏘아올린 두산은 계속된 찬스에서 볼넷 2개, 문희성의 적시타, 최경환의 희생플라이 등으로 4-0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8회에는 3년차 이종욱이 좌월 투런포로 힘을 보탰다. WBC에서 의기소침했던 두산 마무리 정재훈은 이날 9회 등판, 2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무실점으로 내려와 슬럼프 탈출 가능성을 알렸다. 수원에서는 KIA와 현대가 20안타를 주고 받는 타격전을 벌인 끝에 KIA가 6-5로 신승했다. WBC 한국팀의 주장이었던 KIA의 이종범은 4타수 3안타를 터뜨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대전=연합뉴스) 이동칠 장현구 장재은 기자 chil8811@yna.co.kr cany9900@yna.co.kr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