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구속된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전 회장(고문)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관계가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김재록씨는 외환위기 이후 이헌재 전 부총리 등 경제부처 고위관료들에게 부실채권 처리 등에 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면서 금융계의 실세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김진표 교육부총리는 27일 김씨에 대해 "당시 경제 부처 국장급 이상이면 일면식이 다 있을 것"이라고 말해 김씨의 폭넓은 정.관계 인맥을 확인해 줬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속해 있던 아더앤더슨은 정부로부터 상당한 일감을 수주,특혜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2003년을 전후해 상당부분 금이 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씨의 지인은 "김씨가 2년 전쯤 사석에서 이헌재 전 부총리로부터 배신당했다는 얘기를 여러 번 한 것으로 봐 두 사람의 관계는 그 이전에 갈라진 것 같았다"고 전했다. 김재록씨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작년 4월 진로 매각전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당시 김씨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3년 진로의 법정관리를 앞두고 이헌재 부총리와 의견이 대립됐던 적이 있었다. 나는 진로를 살려 국민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진로 채권단을 설득해 법정관리를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이 부총리로부터 그만두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 이 부총리는 진로를 법정관리에 넣으려고 하던 골드만삭스를 자문하는 K합동법률사무소의 고문이었기 때문에 자신과 반대편에 설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김씨는 이어 "그래서 나는 이 부총리에게 '형님 프로답게 한번 붙어봅시다'라고 답했고 그일 이후로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진로 관계자도 "김재록씨가 김진호 전 회장 등과 함께 진로의 법정관리를 막기 위해 채권단을 설득하러 다녔고 이 일로 이헌재 부총리와 갈등이 있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고 전했다. 결국 금융계에선 김재록씨와 이헌재 전 부총리는 진로 사태를 전후해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먼 관계'가 된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