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실시된 우크라이나 총선에서 친러시아 노선의 '지역당'이 승리하고 친서방 노선을 표방하는 '우리 우크라이나당'이 패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국제사회학연구소 등이 총선 직후 전국 300개 선거구의 투표자 1만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를 주장해온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이끄는 지역당이 33%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가 이끄는 '티모셴코 블록'이 23%로 2위,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이 이끄는 우리 우크라이나당이 14%로 3위를 기록했다. 집권 우리 우크라이나당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 악화다. 2004년 12%대였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2%대로 떨어졌다. 올 1월엔 1.5%에 그쳤다. 동유럽 국가 중 최악의 성적표다. 러시아와의 가스 분쟁에서 수입 가스 가격을 인상키로 한 것도 여당에 부담이 됐다. 여권 분열 역시 유셴코에겐 타격이었다. 유셴코 대통령과 티모셴코 전 총리는 2004년 친서방 '오렌지 혁명'의 공동 주역으로 혁명 이후 권력을 분점했지만 작년 9월 유셴코 대통령이 티모셴코를 총리직에서 해임하면서 갈라서게 됐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지역당은 제1당으로 부상하기는 했지만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유셴코 대통령과 티모셴코 전 총리가 다시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