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9~1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나이지리아 방문 지원에 나섰던 정부 부처 지원요원의 나이지리아 '얘기'가 화제다. 멕시코 주재 국정홍보처 이종률 홍보관은 나이지리아 현지의 `열악한' 환경으로 겪어야 했던 `아슬아슬한' 위기의 순간과 에피소드를 23일 국정브리핑에 올렸다. "정말 힘든 곳이었다. " 이 홍보관은 "정부 각 부처의 지원요원들이 임무를 마치고 임지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이구동성으로 내뱉은 말"이라며 지금까지 수 십차례 대통령 해외순방 행사를 준비해본 경험이 있는 자신도 예외가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 나이지리아측이 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을 갑자기 변경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한 것은 지원요원들에게는 `고행'의 시작에 불과했다. 행사 당일 나이지리아 대통령궁 앞에서 70여명에 이르는 우리측 수행기자단의 출입을 책임지겠다던 현지 공보비서가 대통령궁 대신 승진 시험장으로 가버린 것. 이에 따라 우리측 기자단은 나이지리아 경호요원들의 `엄격한' 출입 통제를 받는 등 취재에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는게 이 홍보관의 설명이다. 행정도시인 `아부자'에서 우리나라를 홍보하기 위해 현지 언론사가 집중된 상업 중심시 `라고스'로 이동하는 것도 가슴을 졸이게 한 일이었다. 빈번한 추락사고로 유명한 현지 국내 항공편을 이용해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아부자와 라고스를 왕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자단 이동을 위한 대형 버스를 구하지 못해 라고스에서 아부자로 15시간에 걸쳐 버스를 이동시킨 일도 `끔찍한' 일이었다. 노 대통령의 방문을 하루 앞두고 내린 폭우로 나이지리아 국영 통신사가 낙뢰를 맞아 숙소를 비롯한 인근지역의 모든 국제전화(유선)가 불통되는 황당한 일도 발생했다. 수행 기자들을 위한 `위성 인터넷'도 속도가 크게 떨어지고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지원요원들은 인터넷은 기자들에게 기사송고를 위한 `생명선'과도 같다며 "만일 제때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으면 대금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현지 업체 직원들은 "This is Nigeria"라는 한 마디로 현지의 열악한 여건을 변명했다. 평소에는 거센 불만을 쏟아냈을 기자단도 이 같은 돌발상황을 수습하려는 정부 지원요원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마라. This is Nigeria"라며 오히려 격려했다는 것이다. 또 환경변화에 따른 신체리듬이 깨져 설사 등으로 수시로 화장실을 드나들어야 했지만 수시로 발생하는 정전으로 `폭염'에 이어 `암흑'의 고통까지 더했다.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에라도 걸릴까 우려해 긴팔 옷을 입고 에어컨도 안되는 좁고 컴컴한 화장실에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유럽공관에서 지원 나온 모 부처 직원은 현지 의료기관의 권고에 따라 황열병, 간염 예방접종과 말라리아, 뇌수막염, 장티푸스 예방약 복용 등 총 7가지의 풍토병 처방을 받았다. 이 홍보관도 황열병 예방접종 후 이틀간 감기몸살로 비몽사몽 상태였다며 "아마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말라리아 모기가 대통령이라고 물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니까. ."라며 힘겨웠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그냥 This is Nigeria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아주 힘든 곳이었다. 정말 나이지리아이기에 그럴 수 밖에 없구나 라는 말 이외에 다른 적당한 표현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남북한도 제대로 구별못하던 나이지리아 사람들에게 `다이내믹 코리아'를 알리고 상생의 한.나이지리아 관계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데 미력하나마 일조했다는 자부심으로 모든 고생스런 기억들이 `This is Nigeria'의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도 24일 이 홍보관의 이 같은 얘기를 홈페이지 `외교통상부 뉴스레터'에서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