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는 양국 교역관계를 기계장비 에너지 금융서비스 등 분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시베리아산 원유를 중국에 공급할 송유관 건설과 관련해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중국측에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한 중국·러시아 경제포럼으로 자리를 옮겨 경제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의 교역은 원자재에 치우쳐 있어 불안한 측면이 있다"며 "이런 위험을 극복하려면 교역관계의 질을 개선하고 기술협력과 생산협력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설에 화답하듯 포럼 참가자들은 미래의 양국 간 협력에 가장 중요한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네가지 분야,즉 기계장비류 교역,에너지 교역,은행·금융서비스 분야,정보기술(IT) 분야에서 적극 협력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푸틴 대통령은 통신 관광 등 서비스 분야 교역확대도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또 이런 양국의 동반자 관계 형성에는 양국 기업가들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선 △양국간 교역규모를 작년 300억달러에서 600~800억달러 규모로 늘리는 방안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120억달러대로 끌어올리는 방안 등도 논의됐다. 두 정상은 그러나 시베리아산 원유를 태평양 연안의 나홋카로 수송하는 송유관을 깔면서 지선을 만들어 중국에 연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합의하지 못했다. 푸틴은 이 송유관이 건설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을 뿐 최종 사인에 나서진 않았다. 이와 관련,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마칠 때까지 송유관 건설 시간표를 제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단지 향후 5년 안에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중국측에 러시아산 에너지 자원 공급을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러시아 석유업체인 OAO 로즈네프트는 올해 안에 중국국영석유공사(CNPC)와 합작사를 설립,러시아 원유를 채굴♥정제하고 원유저장 탱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