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가 2004년 설립한 12개 자회사 중 10곳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실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회사 임원의 80%에 달하는 36명을 옛 철도청 간부 출신으로 임명하는 등 방만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지난해 4월부터 3개월간 철도공사 자회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22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2004년 8월 브이캐시㈜를 인수,수익 전망이 불투명한 전자화폐 사업에 진출했으나 자본금이 완전 잠식되는 등 투자 손실을 입었다. 또 과열 경쟁으로 수익 전망이 낮은 철도망 연계 관광시장에 진출하면서 KTX관광레저㈜를 설립했으나 역시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관광열차 사업의 경우 1개 여행사 평균 판매액이 1억7000만원에 불과한 데도 그 68배나 되는 117억원의 매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등 사업 타당성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공사는 상호출자를 엄격히 제한한 관련 법률 규정을 피하기 위해 자회사 간 순환출자 방식으로 자회사를 설립,동반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 밖에 2004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철도산업개발 등 8개 자회사의 철도공사에 대한 매출액 719억원 중 97%에 달하는 703억원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하고 이 가운데 일부는 경쟁입찰보다 높은 가격에 넘기는 등 부당하게 내부 지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브이캐시 등 4개 자회사의 지분은 매각하거나 청산토록 하고,KTX관광레저에 대해서는 사업타당성을 재검토하라고 권고했다. 또 ㈜파발마와 IP&C,코레인서비스넷 등 철도회원 관리와 승차권 발매 업무를 맡은 3개 자회사는 사업 내용이 겹치는 만큼 통·폐합하도록 조치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