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활동의 가장 큰 걸림돌은 임직원의 거부감이다. 전 직원의 70%가 자존심이 강한 연구원으로 구성된 호리바제작소도 처음에는 '블랙잭 형사제도' 도입에 따른 반발이 적지 않았다. 일부 연구원들은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잘 해왔는데 화장실까지 따라와 귀찮게 한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고참 연구개발 인력들의 반발이 거셌다.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직원들이 계속 반발하면 성공할 수 없었다. 실제로 블랙잭 형사를 통한 시간 및 업무 정보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비인간적인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인간다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필요했다. 그래서 전산으로 하던 업무 관리 중 일부를 벽에 써붙이도록 했다. 영업 생산 설계 부문별로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공유하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호리바제작소의 라인 곳곳에는 큰 벽지가 있고 각자 자신의 업무를 적고 있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정보 공개에 대한 마인드를 갖도록 했다. 정보를 공개하자 구성원들의 의식도 크게 바뀌었다. 잔업을 하는 사람도 없어졌다. 객관적인 업무 평가도 이뤄져 급여체계도 성과 중심으로 흐르게 됐다. 특히 조직 분위기를 살리고 활력을 주는 역할을 하는 직원에게는 추가로 점수를 주고 있는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