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내가 평생 처음으로 성악반주를 하고 싶도록 만든 성악가였다. 그녀의 타고난 음악성과 테크닉,그리고 개성은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다."


세계적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정명훈이 한 말이다. 그렇다면 정명훈이 극찬한 '그녀'는 누구일까. 세계 최정상의 메조소프라노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체칠리아 바르톨리(40)다. 마리아 칼라스(1923~1977) 이후 최고의 디바로 불리는 바르톨리가 오는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독창회를 갖는다. 1997년 공연안내 전단까지 제작된 상태에서 갑자기 공연이 취소된 지 9년 만에 다시 성사된 무대다.


1966년 로마 태생의 바르톨리는 성악가인 부모 밑에서 발성의 기초를 배운 뒤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서 본격적인 성악수업을 받았다. 그가 유명해진 것은 19세 때 이탈리아의 한 TV쇼에 출연하면서부터. 방송이 나간 직후부터 카라얀,바렌보임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면서 그녀는 단숨에 스타가 됐다. 1996년엔 모차르트의 '코시 판 투테'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도 올랐다.


메조소프라노 하면 흔히 '카르멘'이나 베르디 오페라의 무겁고 어두운 배역이 연상되지만 바르톨리는 모차르트나 로시니의 곡을 즐겨 불러왔다. 세 옥타브반을 넘나드는 폭넓은 음역으로 소프라노의 배역까지 너끈히 소화하는 것도 여느 메조소프라노와는 다른 점. 이번 한국공연에서는 '전공'인 모차르트와 로시니를 비롯해 베토벤,슈베르트,비아르도,벨리니 등 18~19세기 음악가의 노래를 들려줄 예정이다. 민요풍의 소박하고 간결한 곡과 선율이 아름다운 노래들이다.


바르톨리의 피아노 반주자로 정명훈이 직접 나서는 것도 이채롭다. 두 사람은 해외에서 이미 여러 차례 음반 작업과 협연을 통해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친근한 사이. 바르톨리는 정명훈에 대해 "마에스트로 정은 놀라운 지휘자인 동시에 뛰어난 피아니스트다. 그는 손가락에 어떻게 영감을 불러넣어야 할지를 정확히 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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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창 기자 charm@hankyu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