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중국에 천연가스 공급을 위한 가스관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회담 뒤 에너지 통신 물류 등의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기로 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에너지 외교 투자 물류 통신 은행 등의 협력 강화를 위한 14개 협정 서명식에 함께 참석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 가운데는 러시아천연가스공업이 중국의 페트로차이나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한 협정이 포함돼 있다.


푸틴 대통령은 "5년 내에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 중국 서부의 신장위구르자치구로 수송하는 가스관을 건설할 예정"이라며 "연간 800억㎥의 천연가스를 수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그러나 시베리아산 원유를 태평양 연안의 나홋카로 수송하는 송유관을 깔면서 지선을 만들어 중국에 연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양국은 또 러시아 전력을 중국에 공급하기 위한 타당성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미국이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이란의 핵문제와 북한 핵문제에 대해 공통된 인식을 가졌으며 긴급 상황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데도 협력키로 했다고 밝혀 미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네 번째로 중국을 찾은 이날 오후 '러시아의 해' 행사 개막식에 참석했으며,22일 양국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경제포럼에서 연설한 뒤 허난성의 소림사를 참관하는 것으로 중국 일정을 끝낼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러시아는 내년을 '중국의 해'로 정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