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투병 기간 동안 사랑을 키워 온 만큼 좋은 결실을 맺고 싶습니다."


30대 여성이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로부터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받고 생명을 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1일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박춘화씨(32)가 남자 친구 백현국씨(46)로부터 신장과 췌장의 일부를 기증받아 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10세 때 제1형(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뒤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


2000년 6월부터 당뇨 합병증인 만성 신부전증으로 혈액 투석을 받고 있었다.


장기 기증자인 백씨는 "건강이 조금 더 회복되면 웨딩 마치를 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술은 기증자의 신장 1개와 췌장의 절반 정도를 떼어내 박씨에게 이식,당뇨 합병증으로 기능을 잃어버린 신장을 되살리고 췌장에선 인슐린이 분비되도록 하는 최첨단 당뇨병 완치술이다.


이식 수술을 집도한 한덕종 일반외과 교수는 "지금까지 뇌사자의 신장과 췌장을 당뇨 합병증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은 있었으나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두 개의 장기를 떼어내 동시 이식에 성공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