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 곧 회사의 얼굴이다." 중소기업들이 회사 이름을 자사 제품 브랜드로 바꾸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고객들에게 친숙하거나 앞으로 집중 육성할 브랜드와 사명을 일치시키는 것이 마케팅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43년 역사의 내의업체 쌍방울(대표 이호림)은 최근 새로운 사명 '트라이브랜즈(TRYBrands)'를 발표하고 지난 10일 주주총회에서 상호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호림 대표는 "패션업체로서 이미지를 변신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쌍방울' 대신 총 매출의 66%를 차지하는 내의 브랜드 '트라이'를 기반으로 한 '트라이브랜즈'를 사명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남성 내의의 이미지로 각인된 '트라이'를 여성과 아동용 등 온 가족을 아우르는 토털 패밀리 언더웨어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동통신 중계기 전문업체인 하이온콥(대표 서정근)은 지난달 17일 사명을 '중앙시스템'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새 이름은 이 회사의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단말기 브랜드 '하이온'(hyon)에서 따온 것이다. 하이온콥은 또 제조전문 자회사인 에밀렉스도 사명을 '하이온시스템즈'로 변경하고 곧 설립할 단말기 유통법인의 이름도 '하이온포유'로 정했다. 서정근 대표는 "최근 '하이온'으로 출시한 지상파 DMB 단말기를 앞세워 대대적인 브랜드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븐 그릴 등 주방용 소형 가전을 수입·판매해온 드롱기코리아(대표 정우영)도 지난달 16일 사명을 컨벡스코리아로 바꿨다. 이 이름은 소형 오븐 브랜드인 '컨벡스 오븐'에서 따온 것이다. 이에 앞서 콘크리트 혼화제 업체인 이코넥스와 소형 가전 전문업체인 웅진쿠첸도 작년 하반기에 각각 '이건실업'과 '웅진엔텍'에서 대표 제품 브랜드인 현재의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또 오토바이 헬멧 업체인 홍진HJC(옛 홍진크라운)와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인 코원시스템(옛 거원시스템)도 작년 초 해외 인지도가 높은 제품 브랜드 'HJC'와 '코원(COWON)'으로 각각 사명을 바꾸고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