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투기자본이 KT&G를 상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데도 정작 국내 전문경영인(CEO) 10명 가운데 7명은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책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 CEO 대상 온라인 사이트 '세리CEO'(www.sericeo.org) 회원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적대적 M&A 비상'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발표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외국 자본의 적대적 M&A에 대응할 다양한 방어책을 알고 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 375명 가운데 245명(65.4%)은 '거의 모른다'(39.5%) 또는 '전혀 모른다'(25.9%)고 대답했다. 반면 외국 투기자본의 공격에 대한 방어책을 '알고 있다'(8.8%)거나 '매우 잘 알고 있다'(1.3%)고 대답한 비율은 10.1%에 그쳤다. '외국 투기자본의 다양한 공격 기법과 실상에 대해 알고 있나'라는 물음에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53.3%)이 '잘 알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앞으로 외국 자본의 적대적 M&A 시도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는 데는 84.8%가 공감했다. '실제 외국 투기자본의 M&A 시도에 위협을 느껴본 적이 있다'는 대답도 13.1%에 달했다. 이 밖에 '우리나라는 법적·제도적으로 외국 자본의 적대적 M&A에 취약한 나라인가'라는 질문에는 조사 대상의 76.2%(그렇다 42.1%,매우 그렇다 34.1%)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