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막된 태국 최대의 음악축제 제5회 파타야 국제음악 페스티벌이 한류로 넘실댔다. 19일까지 3일간 일정으로 이날 저녁 6시 30분께 개막된 이 축제의 오프닝은 다름 아닌 한국 가수가 장식했다. 이날 첫 무대에 오른 임정희는 CF음악으로 쓰이며 한국에서 인기를 모았던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Music Is My Life)'로 태국 팬에게 인사했다. 페스티벌이 시작되기 전 관객을 모으기 위해 펼쳐졌던 자국 록 밴드의 공연에도 시큰둥해 하던 2천∼3천여 명의 관객은 사회자에 의해 임정희가 소개되자 곧 박수치며 환호했다. 임정희는 태국에 발매된 가수 비의 앨범에 자신의 노래 '믿음'이 실려 현지에 비교적 잘 알려진 상태. 두번째 곡 '믿음'이 시작되자마자 노래를 알아들은 관객이 여기저기서 환호하며 반겼다. 뛰어난 가창력과 무대 매너로 관객을 사로잡은 임정희는 마지막 곡 '눈물이 안 났어'를 부른 뒤 사회자들이 있는 옆 무대로 옮겨 여러 질문에 답했다. 사회자들은 임정희에게 태국에 온 소감은 어떤지, 태국에서 관광한 곳이 있는지 등을 묻고 태국어를 가르쳐주기도 하며 높은 관심을 표했다. 임정희에 이어 두번째 무대를 장식한 팀 역시 한국의 난타였다. 타악 퍼포먼스팀 난타는 애초 임정희에 앞서 공연하기로 했지만 해가 진 뒤 조명 아래 공연하는 것이 물을 튀기며 북을 치는 장면의 연출에 효과적이라는 판단 아래 두번째로 무대에 올랐다. 미국은 물론 일본,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 곳곳에서 공연한 난타는 이날 그동안 유독 공연과는 인연이 없었던 태국 무대에 처음 서 특유의 힘찬 몸짓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관객 대부분은 난타라는 팀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지만 언어와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타악 퍼포먼스에 금세 흥을 탔다. 냄비, 솥뚜껑, 생수통, 기름통을 활용한 사물놀이로 등장한 난타는 대사 없이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코믹한 스토리를 전개시키며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칼로 도마를 현란하게 두드리는 동작에서는 4명이 아닌 한 사람이 휘두르듯 정확히 일치하는 칼 소리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공연이 끝났을 때 난타는 무대에 등장했을 때보다 훨씬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이날 무대에서는 또 드라마 '풀하우스'의 주제곡을 한국 가수가 아닌 태국 여가수 카트리아 잉글리시가 불러 아시아권에서의 한류 열풍을 다시 한번 확인케 했다. 개막 공연은 저녁 8시까지 태국 최대의 위성방송 UBC를 통해 TV로 생중계됐다. 태국 관광청과 태국 최대 음반사 GMM그래미 등이 공동 주최하는 이 축제는 세계적 휴양지 파타야 해변의 3개 무대에서 19일까지 3일간 계속되며 한국,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라오스 등의 가수들이 참여한다. 한편 이날 태국에 입국, 방콕 공항에 운집한 취재진과 팬 1천여 명에 둘러싸여 두 시간 동안 발이 묶이기도 했던 그룹 슈퍼주니어는 18일 저녁 무대를 맡는다. (파타야=연합뉴스) 신기원 기자 lalal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