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빠른 기업만 살아남는다.'발 빠른 시장 적응력,즉 스피드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가 최신호(27일)에서 표지기사로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남보다 앞서지 못한 기업은 도태한다는 경고다. 일본 2위의 자동차 회사인 닛산자동차는 지난해 5도어 해치백 스타일의 다목적 차량 '노트'를 불과 10개월 만에 개발,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과거에는 신차를 개발하는 데 디자인부터 출시까지 보통 21개월이 걸렸지만 닛산은 이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한 것. 닛산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부회장은 "컴퓨터 디자인을 적극 활용하고 견본 차량을 3개에서 1개로 줄여 시행착오를 최소화한 결과"라며 "소비자들의 욕구에 그만큼 빨리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닛산은 노트의 개발 시스템을 다른 차량에도 적용,전체 차종의 개발 기간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세계적 휴대폰 업체인 모토로라도 지난해 카메라와 음악 재생 기능을 갖춘 초경량 휴대폰 '레이저(RAZR)'를 내놓은 데 이어 올 2월에는 이보다 더 얇고 세련된 '슬리버(SLVR)'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레이저'에 맞서 '블레이드'라는 휴대폰을 내놓자 곧바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이와 관련,"노키아 모토로라 등 휴대폰 업체들의 새 모델 개발 기간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종전 12~18개월에서 6~9개월로 단축됐다"고 전했다. 프록터 앤드 갬블(P&G)도 최근 2년 사이 100여개의 신제품을 내놨고 구글은 최근 5년 사이 100개 이상의 신규 사업을 시작했다. 전 세계 25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영국의 버진그룹도 '스피드 경영'에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작년 2월 한 지인으로부터 '인도의 만화 사업이 유망해 보인다'는 이메일을 받자마자 사업에 착수,올 1월 인도 사업을 전담하는 버진코믹스를 출범시켰다. 스피드 경영은 위험도 크다. 컨설팅 업체인 IBM 비즈니스컨설팅 서비스의 조지 베일리 상담역은 "빠르지 않으면 도태하지만,(너무 서두르다) 아이디어가 좋지 못해도 역시 도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패했을 때는 과감히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게 스피드 경영의 묘미.버진그룹은 2004년 7월 버진일렉트로닉스를 설립,디지털 음악재생기 판매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하자 8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다. 마케팅 전문가인 세스 고딘은 "비즈니스에서 약간의 실패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