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안 개구리' 자연도태 ‥ 'The Next Global 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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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세계화.글로벌화와 같은 용어들이 일상화된 오늘날 기업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
'전략가의 사고''국경없는 세계''국가의 종말' 등 시사적이면서도 통찰력 있는 저서들을 발표했던 경영 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가 글로벌 지식기반 사회의 미래를 예견한 신간을 발표했다. 'The Next Global Stage'(오마에 겐이치 지음,송재용.강진구 옮김,럭스미디어)는 세계 주요 국가와 글로벌 일류 기업들의 다양한 변신 노력을 제시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한국기업에 특히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중국,아일랜드,핀란드 등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한 국가들에 대한 설명을 필두로 글로벌 경제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라는 점을 강조한다.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특징으로 '국경의 부재'를 들고 있다. 통신기술 발달로 이제 국경은 기업 활동에 있어서는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시발점을 빌게이츠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면서 인터넷 연결을 지원하는 윈도 95의 상용화가 세상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통신기술의 진보로 국경을 초월한 비즈니스 아웃소싱이 일반화됐다. 예컨대 연구개발(R&D)은 스위스,설계는 인도,생산은 중국,자금조달은 런던,마케팅과 본사는 미국에서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소비자들도 적은 비용으로 제품과 가격을 비교함으로써 훨씬 더 효과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 기업은 이제 생산과 판매 양면에서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이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보고 움직여야 한다.
글로벌화의 진전에 따라 이전까지는 전혀 다른 분야라고 생각되었던 산업들이 하나로 통합되고,국제 무역을 저해하는 시차와 공간의 장애가 무너져 가고 있다. 인터넷 포털 혁명으로 다양한 제품 및 기업에 대한 정보검색이 자유롭게 되었다. 결제방식의 혁명으로 비자나 마스터카드 같은 크레디트 카드 회사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결제를 중계하고 있다. 앞으로는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가 보다 상용화될 수도 있다.
배송과 물류의 혁명으로 원재료 조달에서부터 제품을 생산하고 다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일련의 공급사슬이 날이 갈수록 효율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화의 결과 칠레산 연어와 캐나다 산 밀가루,오스트레일리아산 브로콜리와 세계 각국에서 수입된 향신료와 조미료가 미국인,유럽인,일본인 그리고 한국인의 식탁에 일상적으로 오르게 됐다.
글로벌 경제의 대두와 함께 풍부한 천연자원과 강력한 군대에 의해 좌우되던 민족국가의 중요성이 약해지고 민족국가의 하부구조인 지역 경제가 부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 외국 자본을 경쟁적으로 유치하려는 다양한 지역 경제의 연합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외국인 투자를 국내 경제에 위협이 아닌 기회의 원천으로 바라봐야 한다. 한국 경제가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소버린,칼 아이칸 등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외국자본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 현 상황에 보다 넓은 시각으로 글로벌 경제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있는 교훈을 담고 있는 저서다. 328쪽,1만5000원.
이윤철 한국항공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