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50만컵 공짜커피 공세… 맥도날드 고급커피 시장 진입 사전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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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는 초기에 제압한다.'
고급 커피 시장의 절대 강자 스타벅스가 미국 전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료 커피를 제공,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고급 커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세계 최대 햄버거 체인 맥도날드를 의식한 '수성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성에 도전하려는 경쟁자는 초동 제압한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스타벅스는 15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미국 전역의 7500여개 매장에서 12온스(중간 크기)짜리 커피를 공짜로 제공했다.
스타벅스 매장을 찾지 못하는 고객들을 위해서는 직원들이 차량과 보온 배낭 등을 통해 커피를 직접 배달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이날 두 시간 동안 공짜로 제공된 커피가 50만컵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12온스 커피 값은 한 잔에 1.59달러로 이날 무료로 제공된 커피는 79만5000달러(약 7억9500만원)를 넘는다는 계산이다.
스타벅스가 무료 커피를 제공한 것은 1971년 설립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스타벅스는 또 전 세계의 새로운 커피 브랜드와 집에서 커피를 맛있게 만들어 마시는 법을 소개한 책자도 고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이 같은 스타벅스의 이례적인 마케팅 행사는 고급 커피 시장을 노리는 맥도날드를 정면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맥도날드는 1주일 전 "고급 커피가 미국인들의 아침 식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마이크 로버츠 맥도날드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이라며 새로운 고급 커피를 선보였다.
맥도날드 고급 커피의 가격은 한 잔당 1.27달러(12온스 컵 기준)로 스타벅스보다는 싸지만 그간 팔아오던 보통 커피 값의 배에 버금가는 가격이다.
맥도날드는 특히 '정크 푸드(몸에 해로운 싸구려 음식)'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고급 커피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고급 커피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도 맥도날드가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시장조사 기관인 민텔에 따르면 미국의 고급 커피 시장은 2000년 32억5800만달러에서 지난해 83억7200만달러로 늘어난 데다 2010년에는 188억3900만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고급 커피 시장에서 맥도날드는 스타벅스의 적수가 안 된다.
스타벅스는 현재 미국 고급 커피시장의 73%를 장악,사실상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맥도날드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 119개국에서 3만1300여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36개국,1만20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스타벅스보다 3배 이상 규모가 크다.
스타벅스 입장에선 맥도날드가 전 세계에서 대대적으로 고급 커피를 판매할 경우 적잖은 위협이 되는 만큼 처음부터 강력히 견제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스타벅스의 이 같은 전략에 대해 '부자 몸조심'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케네스 허브스트 윌리암 & 메리대 마케팅 교수는 "스타벅스는 브랜드가 막강할 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유대감이 강하다"며 "맥도날드 커피가 시장을 파고들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