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앞두고 미국 업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14일 워싱턴에서 개최한 '한·미 FTA' 공청회에서 업계 대표들은 한국의 관세와 비관세 무역 장벽을 '자유무역의 장애'라고 주장하며 미국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이를 철폐 또는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미 업계의 부문별 요구 사항. ◆농업=한국이 FTA 협상에서 쌀을 제외하자고 요구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모든 농산물은 예외 없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야 한다. 한국은 농산물에 대해 상품에 따라 1~500%의 관세를 부과하는 고관세국이다. 관세율을 상당히 낮추거나 폐지해야 한다. 또 한국 정부는 쌀의 구매에서부터 배분,수입된 쌀의 최종 용도까지 통제하고 쌀 콩 옥수수 등 농산물의 쿼터량을 부여하고 있다. 자유로운 시장 접근을 보장하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 ◆쇠고기=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이 합의될 때까지 FTA 첫 회의를 열어서는 안 된다. (한국은 광우병 때문에 현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일부 제한 중).한국은 냉동 쇠고기에 40%,가공 쇠고기에 72%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관세와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올해 1월 한우의 고기질 개선을 위해 7750만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이 같은 비관세 장벽도 없애야 한다. 2003년 광우병 소 발견시 전면적인 수입금지 조치에서 볼 수 있듯 한국은 위생·검역 기준을 임의로 사전 통보 없이 적용하고 있다. 개선돼야 한다. ◆서비스=서비스 분야의 각종 제한을 네거티브 방식(제한 품목만 명시하고 나머지는 포괄 허용)으로 바꿔야 한다. 통신과 법률,금융,회계,방송·미디어,급송 분야가 양허 품목에 포함돼야 한다. 방송의 경우 외국물 방영 및 외국 방송광고의 재송출 제한을 폐지해야 하며 금융 분야에선 규제 투명성이 높아져야 한다. ◆제약=미국의 제약회사들은 한국 시장에서 투명성 부족과 시장 장벽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의약품 가격이 신약 개발 비용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기업이 특허권을 가진 의약품에 대한 보호 조치도 필요하다. ◆자동차=단계마다 관세와 세금이 이어지는 자동차 세제 구조를 전반적으로 개혁하는 등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철폐해야 한다. 또 미국의 안전·배기 기준을 충족할 경우 한국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 ◆투자=미국 투자자들에 대한 공정하고 동등한 대우 보장 규정이 필요하다. 유선방송 사업자(SO)와 네트워크 운영자(NO) 등에 대한 외국인 소유 제한도 없애야 한다. ◆통관 협력=하루 24시간,1년 365일 통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항공편의 도달에 앞서 송장만 제출해도 통관이 가능토록 함으로써 한국 공항에서 사전 승인율을 높여야 한다. ◆지식재산권=세계무역기구(WTO)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협정(TRIPS)을 기반으로 기술과 유통 수단의 발전에 상응한 지식재산권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 최우선 관심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인터넷 협정들을 한·미 FTA에 포함시켜 이행토록 하는 등 지식재산권을 철저히 보호하는 것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