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신약 잘 만들더니 신약 개발도 뛰어나네.' 매출 400억원의 블록버스터 개량신약 '아모디핀'으로 지난해 제약업계의 판도를 뒤바꿨던 한미약품은 올해 신약 개발로 또 한번 업계를 흔들어놓을 계획이다. 우선 올 상반기 회사 최초의 신약인 항암제 '오락솔'의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오락솔은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프(BMS)의 세계적 항암 주사제인 '탁솔'에 신물질을 섞어 먹는 형태로 바꾼 항암제다. 회사측은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2010년께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락솔은 동물 실험에서 손상된 혈관의 협착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충북대 의대 김동운 내과 교수팀이 쥐의 혈관에 상처를 낸 뒤 오락솔을 복용케 한 결과 복용하지 않은 쥐에 비해 혈관 협착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 관찰됐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앞으로 오락솔을 관동맥 협착 방지 의약품으로도 개발키로 했다. 개량 신약은 올해 3개의 제품을 시판해 이 분야 선두주자로서의 지위를 확고히할 계획이다. 가장 기대되는 품목은 비만 치료제(식욕 억제제) '슬리머'다. 다국적 제약사인 애보트의 비만 치료제 '리덕틸'의 염산 성분을 메실산으로 바꾼 제품으로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조 허가를 위해 심사 중이다. 한미약품은 성분 변형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개량신약 개발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올해부터 성분과 효능을 함께 증대시킨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항암제,당뇨병 치료제,항바이러스제 등 분야에서 선진국 시장 진입이 가능한 개량신약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이 회사는 2003년 고가 단백질 의약품 성분이 든 계란을 낳는 형질전환 닭의 제조 기술을 개발하는 등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도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에는 인간 적혈구 생성인자인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을 이용한 빈혈 치료제 'HM-10760A'에 대해 전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지속성 단백질을 이용한 다수의 신약에 대해서도 전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를 위해 지난해 매출액 대비 8.5% 수준이었던 연구개발비를 올해 9%로 늘리기로 했다. 연구 인력도 현재 200명에서 250명 이상으로 대폭 증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