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했던 것 같아요. 욕심을 많이 부린 게 화를 불렀죠. 지난해보다 더 이상 나빠질 수는 없습니다"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이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거울 삼아 올해는 실추된 자존심을 반드시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2일 FC서울과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홈 개막전에서 1-1로 비긴 뒤 차 감독은 "지난해는 욕심을 많이 부린 게 화를 불렀다. 지도자로서 많은 교훈을 얻은 해였다"면서 "올해는 차근차근 준비해 1차적으로 4강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수원 부임 첫 해인 지난 2004년 팀을 K-리그 정상에 올려 놓았던 차 감독은 지난해엔 뜻하지 않은 주전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며 끝모를 추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A3챔피언스컵과 수퍼컵, 삼성하우젠컵에서 차례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시즌 중반 이후 김남일, 송종국, 김진우, 나드손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결국 K리그에서는 통합순위 9위(전기 9위, 후기 8위)라는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차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도 "이운재, 김남일, 조원희 등 대표 선수들이 함께 손발을 맞춰 보지 못했고 송종국, 곽희주, 나드손 등도 부상으로 빠져 훈련이 참 마음에 안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올해 수원은 부상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고 새로 가세한 선수들이 바로 전력에 큰 보탬이 되면서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일단 노련한 이운재와 김남일은 물론 조원희도 눈에 띄게 향상된 기량과 자신감으로 대표 차출로 인한 차 감독의 팀 조직력 걱정을 덜어줬다. 특히 차 감독이 1년 정도의 준비 작업을 통해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영입했다는 수비수 이정수는 곽희주의 부상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도록 메워주면서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성남에서 친정팀 수원으로 복귀한 공격수 데니스도 수술 후유증으로 합숙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고 아직 통증도 남아있지만 제 컨디션만 되찾으면 팀 공격 라인에 한층 파괴력을 더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에서 2년차를 맞고 있는 브라질 특급 이따마르 역시 아직 전술적으로 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는 게 다소 아쉽지만 차 감독은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훨씬 경쟁력이 나아질 것"이라며 느긋한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