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칼바람에 귓볼까지 시리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성큼 다가왔다.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린 뒤 봄바람이 솔솔 불어오면 아무래도 야외로 눈을 돌리게 된다.


주변을 둘러보면 벌써부터 봄나들이 여행지를 알아보려는 상춘객들의 움직임이 목격된다.


디지털카메라는 여행의 대표적인 '동반자'다.


최근 디카 업체들은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봄 시즌을 노려 저마다 이색적이고 편리한 기능을 갖춘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사진에 조예가 깊은 편이라면 렌즈를 갈아 낄 수 있는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를 쓸 수도 있겠지만,가족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하기에 편한 건 역시 콤팩트 디카다.


요즘 콤팩트 디카의 진화는 눈부시다.


500만화소급 이상의 고화소 디카가 흔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무의미한 화소 경쟁보다는 취향과 용도에 따른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 많이 나온다.


떨어뜨리거나 수영장·강물에 빠져도 괜찮은 아웃도어형 디카,넓은 풍경을 담기 적당한 광각 렌즈 디카,자신의 사진을 찍기 편리한 '셀프샷' 디카,동영상 기능이 강화된 디카 등 그야말로 다채롭다.


또 공통적인 추세로는 콤팩트 디카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야간 촬영시 흔들림을 보완하기 위한 손떨림 방지 기능이 점차 향상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충격에 강하고,물에도 강해요


올림푸스한국이 최근 내놓은 '뮤-720SW'는 지상 1.5m 높이에서 떨어져도 손상이 가지 않는 충격 흡수 기능과 수심 3m 깊이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방수 기능을 갖춘 700만화소급 디카다.


일명 '터프(tough)'라고 불리는 이 제품은 수영장 시냇가 등에서도 안심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펜탁스 '옵티오 WPi'도 수심 1.5m에서 30분가량 촬영이 가능한 600만화소급 방수 디카다.


500만화소급 'WP' 시리즈의 후속 모델이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따라다니면서 자동으로 초점을 잡아주기 때문에 스포츠 장면이나,동물·어린이 사진을 촬영할 때 유용하다는 제품이다.


◆더 넓게,더 멀리 찍자


한국코닥의 '이지쉐어 V570'은 세계 최초로 두 개의 렌즈와 두 개의 고체촬상소자(CCD)를 탑재한 500만 화소급 '듀얼렌즈' 디카다.


2.5인치 LCD에 5배 광학 이너줌과 23mm 초광각 기능이 동시에 지원된다.


따라서 보통 때는 표준렌즈로 촬영하다가 탁 트인 벌판이나 호수 등 야외에서는 광각렌즈로 시원하고 넓은 풍경을 담을 수 있다.


소니의 'H2'는 몸집이 크지 않은데도 기능은 웬만한 하이엔드급 디카에 버금갈 만한 고배줌 디카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H1'의 후속 모델로 정지 영상은 물론 동영상 촬영시에도 12배 광학줌을 지원하며 광학식 손떨림 보정장치인 '슈퍼스테디샷' 기능을 갖췄다.


◆독특한 재미를 선사해요


한국후지필름의 신제품 '파인픽스 V10'는 셔터를 한 번만 눌러도 두 장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독특한 디카다.


후지필름의 특허 기술을 적용한 '더블샷(내추럴 라이트 & 플래시)' 기능을 사용하면 하나는 플래시 모드로,다른 하나는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은 모드로 나온다.


따라서 똑같은 장면이지만 서로 다른 모드로 찍힌 두 장의 사진을 동시에 얻게 되므로 사진을 망칠 확률이 줄어든다.


3인치 와이드 LCD가 달려 있는 것도 장점이다.


코닥의 600만화소급 디카 '이지쉐어 V603'은 10초마다 2번을 촬영할 수 있는 '2 샷 셀프타이머'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600만화소급이며 2.5인치 LCD창이 달렸다.


니콘의 '쿨픽스 S4'는 회전이 가능한 렌즈가 탑재돼 있어 하이앵글,로앵글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콤팩트 디카다.


촬영의 폭이 넓을 뿐 아니라 셀프 촬영을 하기에도 편리하다.


캐논 '파워샷 A620'도 회전하는 LCD창을 장착했다.


◆어두움이 덜 두려워요


어두운 여행지에서도 두려울 것이 없다.


조명이 약하거나 어두운 곳에서 나타나는 흔들림 현상을 최소화하는 고감도 제품이 잇따라 나왔다.


감도가 높을수록 빛을 많이 받고 사진도 잘 나오는 법.1년 전만 해도 ISO 1000을 웃도는 콤팩트 디카는 극히 드물었으나 최근 들어 고감도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올림푸스의 800만화소급 '뮤-810'와 무게가 103g에 불과한 경량급 '뮤-700'은 ISO 1600이 지원되는 고감도 콤팩트 디카다.


특정 모드를 선택하면 각각 최대 ISO 3200(뮤-810)과 ISO 2500(뮤-700)까지도 올라간다.


후지필름 '파인픽스 V10 '도 ISO 1600을 지원한다.


소니의 슬림형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사이버샷 슬림 W시리즈' 3종은 ISO 1000의 감도를 지원해 손떨림 문제를 보완한 제품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