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경기가 끝난 지 두 시간이 넘었지만 전화선을 타고 들려 온 '피겨요정' 김연아(16.군포 수리고)의 목소리는 여전히 우승의 기쁨이 채 가라앉지 않은 듯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김연아는 10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치러진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차지,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를 여유있게 물리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에서 "참가 직전까지 스케이트화 문제와 부상 때문에 1등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기분은 좋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아는 현지에서 이번 대회 종목별 우승자들이 펼치는 시범경기에 출연한 뒤 14일 오후 4시15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연아와 일문일답. --아사다 마오를 꺾고 우승한 소감은. ▲슬로베니아에 오기 전에 스케이트화도 제대로 맞지 않고 그것 때문에 오른쪽 발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에서 부상 통증도 없어지고 컨디션도 많이 좋아졌다. 그래도 1등을 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기분이 좋긴 하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사다 선수의 컨디션 좋지 않아 보였는데 ▲연습할 때는 너무 잘 타서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실전에서 실수를 많이 하고 말았다. --오늘 연기를 평가하면 ▲자잘한 실수를 많이 하는 등 그렇게 깨끗하게 연기를 하지는 못했다. 다행히 아사다보다 앞서 연기를 펼치게 돼 마음 편하게 연기를 했던 게 우승의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시니어 무대에 도전해야 하는 데 ▲시니어부 선수들은 연기력이나 점프기술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앞으로 전지훈련을 통해 많은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새로운 점프기술을 익히고 있는 게 있나 ▲전지훈련을 통해 트리플 악셀(3회전반)의 연습을 계속해야 하지만 부상위험이 많은 기술이라서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시니어 무대에서도 반드시 트리플 악셀이나 쿼드러플(4회전) 같은 기술이 크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계획은 ▲일단 14일 귀국할 때까지 현지에서 남은 경기들도 보고 시범경기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쉬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