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찌우는 영혼의 노래… 시인 정호승 '내 인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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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듯한 말들이 어느 순간 죽비처럼 가슴과 머리를 때린다. 절망의 문턱에서 허우적거릴 때 반복된 일상에서 의미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누군가 던진 한마디가,어디선가 읽은 한 구절의 글귀가 큰 위안과 용기를 안겨준다.
시인 정호승의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비채)는 이처럼 시인의 삶을 살찌우고 영혼을 풍요롭게 해준 한마디의 말들을 모은 산문집이다. 잡지나 신문에 연재된 적이 없는 신작만 모아 놓았다. 이혼법정에 서게 된 일,가까운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일,소설을 쓰다 시간을 낭비한 일 등 시인이 그동안 겪은 다양한 체험들이 가감없이 수록돼 있다.
시인이 산문집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인생예찬'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작가는 삶이 어려운 것이긴 하지만 능히 고통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긍정을 통해 더 아름답고 알찬 인생을 꾸며보라고 조언한다. 또 무작정 앞만 보고 살아서는 안된다고 덧붙인다.
시인은 특히 출세와 성공이 삶의 전부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잠시 인생에서 뒤처져 있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기 때문에 앞에 있는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느끼고 조금씩 자신의 삶을 살라고 권유한다. 시인이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또 소설가로 등단은 했지만 소설가로서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던 자신의 경험들을 반추하며 '꿈'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소설가 박완서씨는 이번 산문집에 대해 "인생을 의미있게 하는 건 깃대 꽂힌 정상에 있는 게 아니라 달리는 사람들은 거들떠도 안 보는 노변에,예사로운 일상 속에 들꽃처럼 그윽하게 숨어 있음을 그는 넌지시 일러준다"고 평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