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서재응, 김병현이 내 말을 고분고분 잘 들어줘서 고맙네요" 홍성흔(두산)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라운드를 빛내고 있는 해외파들 사이에서 국내파로서 번쩍했다. 홍성은은 3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대만과 아시아 라운드 1차전에 포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서재응, 김병현과 배터리를 이뤄 대만 타선을 무득점을 막아냈다. 또한 4회에는 2사 2루에서 왼 파울라인을 따라 빠지는 2루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는 등 공격형 포수로서도 임수를 완수했다. 수훈선수로 뽑혀 박찬호, 서재응과 함께 공식 기자회견에 나온 홍성흔은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답게 입도 빛났다. 외국 기자가 "서재응, 김병현 등 선배들과 배터리 호흡이 잘 맞았느냐"고 묻자 홍성흔은 "우선 얘기할 건 서재응, 김병현은 내 후배라는 점"이라고 말해 취재진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홍성흔은 한 술을 더 떠 "후배들이 내 말을 고분고분 잘 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해 회견장에 다시 폭소를 유도했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오버맨'임에도 먼저 점수를 뽑고 2루에 안착한 뒤 희한하게도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았다. 그냥 씩 웃고 말았다. 홍성흔은 "하고는 싶었다"며 "발목이 안 좋았는데 출장을 강행했다. 2루에 슬라이딩으로 들어가서 발목이 괜찮나 싶어 체크하다가 세리머니를 할 타이밍을 놓쳤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