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초반까지만 해도 예쁜 얼굴에 맑은 눈망울을 가졌던 그녀의 눈 아래 다크 서클(검은 그림자)과 함께 광대뼈 주위에 검은 그림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정신 없이 보낸 몇 년 사이에 어느덧 나이 든 표시가 역력하다. 아이들이 이제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다시 활동을 시작하려고 마음 먹어 보지만 얼굴의 기미와 다크 서클이 도무지 심란하게 만든다. 도대체 언제부터, 왜, 이런 게 생겨서 속을 썩이는지…. 기미나 다크 서클은 자외선을 많이 쪼였을 때 생긴다고 한다. 그럼 햇빛 아래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생길 수밖에 없는가. 햇빛이라는 외부 환경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굴에 시커먼 그림자를 달고 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디 다 그런가. 기미나 다크 서클은 간(肝)에 혈액이 부족해졌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간에 조열(燥熱)이 발생한 사람이 자외선을 많이 쪼였을 때 발생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간에 충분한 혈액을 흐르게 하는 것이 치료 방법이다. 다만 각 체질별로 간의 병증을 치료하는 방법이 다르고 치료를 시작할 때 몸의 전반적 조건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 치료가 쉽지 않은 것이다. 예를 들어 태음인이 기미가 생겼다면 그 원인이 간의 조열증인지,간의 혈허(血虛)인지에 따라서 처방과 기간이 달라진다. 간의 조열증은 스트레스가 원인이므로 간의 열을 식혀 주는 처방이 우선이 되고 거기에 간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해 주는 보혈제를 추가하게 된다. 반대로 간의 혈액이 부족해진 경우에는 대체로 만성 피로 증후군을 함께 갖고 있으므로 대체로 보혈약을 우선 처방하고 거기에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약이 추가된다. 이 때는 기미를 치료한다는 것보다 만성 피로 증후군을 치료한다고 하는 편이 차라리 빠르고 정확한 표현이 될 듯하다. 하지만 이런 치료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예방에 있다. 각자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음식으로 충분한 영양 공급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항상 긍정적인 자세로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안보국 국보한의원 원장·www.kookb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