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춘곤증이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슬며시 비집고 들어선다. 봄철 자주 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오고 피곤해지는 것은 계절의 변화에 따른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 때문에 생기는 인체 리듬의 적응장애 증상이다. 쉽게 말하면 밤이 긴 겨울에 익숙해져 있던 인체가 낮이 길어지고 일조량이 많아지는 24시간 리듬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춘곤증이 생기는 것이다.


자동차도 출발할 때 에너지가 가장 많이 소모되듯이 인체도 한 해의 시작인 봄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봄에 양기가 많이 소모되어 피로해지는 것이고 그만큼 양기를 보충해야 하는 것이다. 춘곤증은 피로뿐만 아니라 식욕부진 식곤증 현기증 무기력증 등을 동반하여 부부 간의 성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봄처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봄은 여자의 계절이다. 아내의 가슴은 한껏 부풀어 있는데 남편이 잠만 자려 한다면 봄나물을 밥상에 올려 보면 어떨까? 밤일을 잘하면 반찬이 달라진다고들 하지만 우선 급하신 분이 먼저 샘물을 파야 하지 않겠는가.


부추 달래 냉이 두릅과 같은 봄나물이 피로해진 몸을 회복시키고 성 기능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 외 음력 정월에 부추 파 마늘 생강을 먹으면 성욕을 항진시킨다고 해서 스님들은 금하는 식품이기도 하다. 우스운 것은 부추를 먹으면 성욕이 치솟아 일은 안 하고 매일 거시기만 밝힌다고 해서 '게으름뱅이 풀'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으며 '양기 초'라고도 불린다. 부추 씨는 강정 작용이 강력하여 몽정과 소변에 정액이 섞여 뿌옇게 나오는 것, 양기 부족을 치료하는 강정제로 쓰이고 있다. 달래는 마늘처럼 맵고 뜨거운데 속을 데우고 양기를 보강하여 음욕이 일어나게 한다. 냉이와 같이 겨우내 죽지도 않는다.


냉이가 아내에게 좋다면 달래는 남편의 성 기능 증진에 더없이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냉이가 '간장의 기운을 도와주고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양기를 돕는다'고 하였다. 냉이는 특히 여성에게 좋은데 자궁수축 작용이 있고 자궁 출혈과 생리량이 많은 증상에 지혈 작용을 한다.


두릅의 뿌리 껍질과 나무 껍질을 자노아라 부르는데 이는 글자 그대로 노인을 자극하여 젊게 만든다는 뜻이다. 두릅은 성 기능이 허약하고 양기가 부족하며 때로 다리에 힘이 없을 때 좋다.


옛날에도 봄이 되면 아낙네들이 들로 산으로 봄나물을 캐러 다녔을 텐데 정력에 좋다는 것을 이미 알았던 것일까? 오늘부터 당장 나물을 캐러 다니든지 사러 가든지,부추와 두릅 달래 냉이를 열심히 먹어 보자.


"요즘 거시기가 시원찮을 때는 봄나물이 좋다고 하던데 이 마누라는 아는 거야 모르는 거야." "한국경제의 '행복한 성'도 안 읽어 보나. 집구석에서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도 밥상에 봄나물이 올라오지 않거들랑 중이 제 머리를 깎아 보자. 화를 낸들 뭐하며,꽁하고 벼른들 뭐하며,섭섭해하면서 가슴에 차곡차곡 쌓아 둔들 자기만 손해다. 중년의 아내들은 어느새 목소리가 커져서 웬만해서는 씨도 안 먹힌다. 혼자 삐치지 말고 마음을 비우자. 그리고 아내를 살살 달래서 바구니와 호미 하나씩 사 들고 시골 야산이나 논두렁을 헤매 보는 건 어떨까? 모처럼 오붓하게 바람도 쐬면서 자연산 비아그라를 직접 캐는 재미 또한 괜찮을 것이다.


한 뿌리 두 뿌리 잘 씻어 갖은 양념 범벅을 해서 식탁에 올려 놓으면 저절로 흐뭇한 웃음이 나올 것이다. 남편이 밤마다 춘몽을 달래려 "여보, 나 못 참겠어"라고 아내 품을 파고든다면 낮에 먹은 부추가 벌써 요술을 부린 걸까?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