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노조가 1일 새벽 1시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서 열차의 운행률이 평소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휴일을 맞아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은 추운 날씨 속에 승강장에서 떨었고 일부는 기다리다 지쳐 매표소 등으로 몰려가 항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철도공사 노사는 아직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 평일인 2일에는 철도 및 지하철 수송 비중이 높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출근길 대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승객들 항의 빗발 열차 운행률은 1일 오후 3시 현재 평소의 44.2% 수준으로 하락했다. 경부선과 호남선 KTX 열차의 운행은 평소의 36.8% 정도에 그치고 있고,새마을호 등 일반 열차도 16.8%에 머무르는 등 장거리 여객 운송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철도노조 조합원의 파업 참가로 서울 지하철 1·3·4호선 일부 구간도 운행이 지연됐다. 역마다 승객들이 전동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평소 3∼15분에서 최대 30분까지 늘어났다. 철도공사 차량의 서울 지하철 운행 비중은 1호선 83%,3호선 23%,4호선 31%를 차지하고 있다. 철도와 지하철의 운행이 지연되면서 시민들은 장기 파업에 대한 우려와 함께 분통을 터뜨렸다. 부산행 예매표를 취소하기 위해 영등포역을 찾은 박 모씨(25)는 "발권할 때 파업으로 인해 예매표가 취소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표가 취소되는 바람에 일정을 포기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상 출근이 시작되는 2일부터는 일산선 등 수도권에서 서울로 향하는 7개 전철 노선과 서울 지하철 1·3·4호선에서 출근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 승객들의 불만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임진강역에서 서울역을 왕복 운행하는 경의선의 경우 평소 1시간에 1차례 다니던 열차가 파업 때문에 하루 4차례로 운행이 대폭 줄어들었다. 임진강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열차는 오전 6시25분,6시50분,8시50분,오후 6시50분에 출발한다. 서울역에서 임진강역으로 향하는 열차는 오전 6시50분,오후 4시50분,6시50분,7시50분에 떠난다. ◆시멘트,육로로 수송 화물열차의 운행률이 평소의 17.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화물 수송에도 비상이 걸렸다. 부산역은 평소 하루 2만2000여t의 화물을 수송했으나 이번 파업으로 수송능력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시멘트 주산지인 충북 단양과 제천지역에서는 시멘트 수송 차질이 이미 나타났다. 제천역과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를 실어 나르던 화물열차 운행 수는 평소 82회에 달했지만 이날 파업이 시작되면서 운행편수가 16회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1000량 이상의 화물 수송이 중지돼 이 지역 시멘트 업체들은 육로 수송으로 전환하고 있다. 단양의 성신양회는 하루 1만여t의 시멘트를 철로 수송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날 파업으로 화물열차 수송은 포기했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도 파업 전 화물열차를 이용해 하루 평균 1만1000t가량의 시멘트를 옮겼지만 이날 파업으로 철로를 이용한 수송이 중단됐다. 전체 시멘트 물동량의 70%를 철로 수송에 의존하고 있는 제천의 아세아시멘트도 철로를 통한 시멘트 수송의 대부분을 포기했다. 회사측은 벌크 트럭을 추가로 확보해 시멘트 수송에 나설 방침이지만 평소 수송량 1만여t보다 크게 떨어진 3000∼4000여t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성근·강동균· 류시훈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