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이 꼭 100일 남았다. 오늘 열리는 한국과 앙골라와의 평가전에서는 붉은 악마들의 응원가가 선보이고 경쾌한 율동도 등장한다. 창작 응원가인 '레즈 고 투게더(Reds Go,Together)'는 '오 필승 코리아'처럼 벌써부터 국민 응원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명 '꼭지점 댄스'로 불리는 월드컵 율동은 4박자 스텝으로 다이아몬드를 그리며 360도를 도는 것이다. 월드컵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는 노래와 율동만한 게 없다. 서울 월드컵에서 이미 그 위력은 확인됐다. 이번 평가전에는 붉은 악마에 이어 결성된 '붉은 닭(Red Chickens)'이라는 응원단도 처음으로 나와 응원전을 펼친다. 이 응원단은 '닭사모(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원조인데,2002년 월드컵 당시 닭고기를 좋아하는 박지성 선수에게 닭고기를 전달하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때마침 월드컵 트로피인 FIFA컵이 최초로 서울에 와 월드컵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때도 결승전이 일본에서 열리는 바람에 한국에는 진품이 아닌 모조품만이 전시됐었다. 특히 이 FIFA컵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팀인 브라질이 열광적인 세리머니 도중 흠집을 내는 바람에 지난해 말 이탈리아 조각가인 실비오 가자니가 새로 만든 것이어서 우리와의 인연도 없지 않다. 황금의 FIFA컵을 차지하려는 축구의 열기 만큼이나 기업들의 마케팅도 달아오르고 있다. 스타 선수들을 앞세워 광고전을 펼치는가 하면,다양한 월드컵 투어행사도 경쟁적으로 벌일 채비를 갖췄다. 지구상의 가장 큰 제전이라고 하는 월드컵은 이제 우리에게도 한마당 축제가 되고 있다. 2002년의 영광을 지켜 보았기에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 것 같다. 누구나 동참하는 월드컵문화가 또다시 만들어질 조짐인데,초기의 순수한 모습이 계속 유지되면서 일부에서 제기하는 상업적인 논란이 불식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