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은 최근 '거꾸로 해외주식A 재간접펀드'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해외 우량펀드에 자산의 약 90%를 재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Fund of Funds)'인 이 상품은 지난달 20일 창구에 선보인 지 일주일 만에 300억원 가까운 판매액을 기록했다.


미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증시와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 적절히 분산 투자하고 펀드 안에서 자동으로 '환 헤지(회피)'가 가능한 점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태일 한국증권 상품기획부장은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의 일부를 해외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오브펀드'와 같은 '대안투자(Alternative Investment)'가 재테크의 새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안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등 이른바 '전통투자'에 맞서는 개념의 투자방식이다.


부동산 선박 금 원자재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실물펀드,ELS(주가연계증권) ELF(주가연계펀드) 등 파생상품,펀드로 모은 돈을 다른 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 등이 대표적인 대안투자의 형태들이다.


대안투자 상품은 다양한 투자처를 원하는 개인투자자에겐 접근하기 힘든 상품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원유가격 상승이 예상되더라도 개인이 직접 국제 원유시장에 뛰어들기는 어렵지만,관련 파생상품에 가입하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이나 선박 등 실물투자에는 거액이 들지만 대안투자 상품으로 '가공'해 놓으면 개인들도 적은 금액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도 대안투자 상품은 효자노릇을 한다.


대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적립식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는 상황에서 대안투자 상품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해외증시나 부동산 실물자산 등에 분산투자해 놓은 펀드라면 국내 증시가 일시적으로 침체에 빠지더라도 투자자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 어떤 상품들 있나


ELS ELF 등 파생상품은 요즘처럼 증시가 등락을 반복할 때 인기를 모으는 대체투자 수단들이다.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개별종목 주가나 지수의 변동에 따라 '원금+α'의 수익을 추구한다.


자금의 일부는 채권에 넣어 원금의 일정 부분을 지키면서 해당 지수나 종목 주가의 등락에 연동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ELF는 ELS 상품을 편입해 펀드로 운용한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파생상품펀드 설정액은 2004년 5월 말 1190억원에서 지난달 24일 현재 11조879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거래가 시작된 ELW(주식워런트증권)와 같은 신종 증권도 전통적인 주식투자를 대신하는 투자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미리 사뒀다가 차익을 챙기는 새로운 형태의 증권거래 방식이다.


적은 돈으로도 고가의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최근에는 해외 펀드에 재가입하는 '펀드오브펀드'가 증권사나 은행 판매 창구에 신상품으로 자주 등장한다.


수년간 높은 수익률로 이미 검증된 해외 유명펀드에 자산의 일부를 투자하는 상품이다.


2004년 12월 2조2000억원대였던 '펀드오브펀드'의 설정액은 지난달에는 두 배 가까운 4조1000억원대로 불어났다.


선박에 투자하는 선박펀드도 틈새형 대안투자 상품이다.


대개 개인이나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배를 만든 후 해운사에 빌려주고,그 용선료를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최근에는 선박 가격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선박가격 연동형 선박펀드가 처음으로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는 등 상품형태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이 밖에 부동산펀드의 경우 자금을 모은 시행사가 분양 수익금 일부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과,건물을 직접 매입해 임대료로 수익을 올리는 실물형 방식이 일반적인 운용 형태다.


부동산펀드는 지난 한 해 동안 8조6100억원에서 25조6100억원까지 늘었다.


◆ 주의할 점은


대부분의 대안투자 상품들은 투자기간이 3년 이상으로 길다.


상품에 따라선 중도해지가 불가능하거나 해지가 가능하더라도 손실이 큰 경우가 많다.


펀드에 재투자하는 상품의 경우 두단계에 걸쳐 수수료를 부담하는 약점도 있다.


일부 상품은 하위펀드에 한해 보수를 면제해 주기도 하지만 일반펀드에 비해서는 수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또 대안상품 역시 증시나 관련 상품시장이 하락할 경우 원금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양봉진 한화투신운용 AI펀드매니저는 "해외 헤지펀드의 경우 월 단위 또는 분기별로 환매가 가능한 상품도 있어 가입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며 "판매사도 고객들에게 충분히 상품의 특성을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