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야당 의원들이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의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에 반발, 오는 4월2일로 예정된 총선을 보이코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탁신 총리에 반대하는 세력들도 방콕 도심에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열고 탁신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과 마하촌 등 태국 야당들은 26일 "탁신 총리의 의회 해산은 사안의 핵심을 벗어났으며 조기 총선 역시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치적 술수"라며 "총선 보이코트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피싯 베자지와 민주당 총재는 "탁신 총리에게 정치 개혁을 위한 대화를 제의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방콕의 왕궁사원 '사남 루엉'에선 잠롱 스리무엉 전 방콕 시장을 비롯한 시민단체 연대모임 '국민민주주의연대'가 반정부 집회를 강행했다. 1992년 군부정권의 몰락을 가져왔던 '방콕의 봄' 이후 최대 규모인 10만여명이 참가했다. 하지만 태국 경찰 2만여명이 공원 주위를 겹겹이 둘러싸고 감시를 펼쳐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1992년 군부정권 퇴진 운동을 이끌고 재임 시절 청백리로 국민적 인기가 높은 잠롱 전 시장은 이날 "날 믿어라.이것이 옳은 길이다"며 시위대를 독려했다. 또 탁신 총리가 물러날 때까지 평화적 시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탁신 총리는 "사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국민에게 묻는 것"이라며 "나를 싫어한다면 나에게 반대표를 던지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