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진산씨(48)는 지난 9개월 동안 골드뱅킹으로 24%가량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5월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금적립 통장'에 가입한 이후 금값이 올라 계좌수익률이 24%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이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자 김씨처럼 '골드뱅킹'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골드뱅킹이란 금 또는 금과 관련한 금융상품을 사고 파는 것을 말한다. 개인이 금융회사를 통해 간접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6개월 이상 3년까지 적금 넣듯 불입 국내의 대표적 골드뱅킹은 신한·조흥은행의 '골드 리슈(Gold Riche) 금적립' 상품이다. 고객이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은행은 시세대로 금을 매입해 적립하고 만기에는 금을 실물로 내주거나 매각해 현금으로 지급한다. 이자가 따로 붙는 것은 아니지만 금값이 상승하면 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시세 차익에도 세금이 붙지 않는다. 유유정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과장은 "세금이 없어 금값이 오르기만 하면 그 차익을 온전히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을 매입할 때 달러화로 결제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수수료가 사고 팔 때 모두 2.4% 정도 들어간다. 따라서 금값이 2.4% 이상 오르면 수익이 발생한다. 골드리슈의 또 다른 장점은 큰 돈 없이도 금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리슈의 최소 투자단위는 금 1g으로 현재 시세대로 1만7000원 정도만 있어도 투자할 수 있다. 6개월 이상 3년까지 매달 적금 넣듯 국제 시세로 금을 사 통장에 쌓아두면 된다. 만기 때 금을 실물로 직접 찾아갈 경우에는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물어야 하며 금을 운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포함해 3~4%의 수수료를 별도 부담해야 한다. 자녀에게 증여·상속할 때는 관련세법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은행에서 골드바(금괴)를 직접 살 수도 있다. 통상 순도가 99.95% 이상이면 순금이라고 하는데 신한은행은 UBS은행에서 수입해온 순도 99.99%인 '포나인(4 nine)'을 판매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판매한 골드바 규모는 총 2000kg에 이른다. ◆금 관련 간접투자 상품도 인기 금 관련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 외환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메릴린치 월드 골드 펀드'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메릴린치 인베스트먼트사가 운용하는 이 펀드는 세계 유수 금광업체의 주식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상품.최근 금값이 수직 상승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고공비행 중이다. 지난 3개월간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38%이며 6개월 수익률은 55%,1년 수익률은 65%를 각각 기록 중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금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해외 분산투자 차원에서 골드 펀드를 찾는 발걸음이 꾸준하다"고 말했다. 금 관련 펀드 외에도 금 가격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골드지수 연동예금'도 틈새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춘수 조흥은행 강북PB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인플레에 대한 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이 각광받고 있다"면서 "금 관련 투자상품이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