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새로운 실세인 40대 초ㆍ중반 임원들이 핵심요직을 두루 차지하면서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과 비슷한 연배의 이들은 유공 시절에 입사한 50대 임원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비교적 젋은 나이에 고속 출세가도를 달려 사내에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27일 SK㈜에 따르면 최근 구조조정본부격인 투자회사관리실(CMO) 인사담당 임원인 김태진(43) 상무는 최근 회사의 경영전반에 걸친 전략을 발굴하기 위해 신설된 SKMS(SK경영시스템) 실천센터장직을 겸임하게 됐다. 김 상무는 뿐만 아니라 사내 연수원인 SK아카데미 원장도 맡게 됐다. 이는 그룹 홍보를 총괄하던 전임 이노종 부사장이 홍보실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연수원장을 맡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상무는 이에 따라 인사 뿐 아니라 경영과 관련한 실천 전략 및 규범, 직원 교육을 총괄하는 1인 3역을 맡음으로써 사내에서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히고 있다. CMO 재무개선 담당 임원을 맡고 있던 조기행(46) 전무도 회사에서 `넘버 3'안에 드는 자리인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 전무는 그룹 구조본에서 재무팀장을 맡았던 것이 빌미가 돼 `SK사태'와 관련된 1심 판결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기도 했으며, CMO신설과 함께 CMO 재무개선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최 회장의 신임을 증명해보였다. 반면 이들을 포함한 실세 3인방 중의 한명인 해외사업(R &I) 부문장 유정준 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최상훈 경영지원부문장, 김명곤 E&M사업부문장, 김치형 화학사업부문장 등 다른 부문장들이 모두 부사장으로 진급했지만 유일하게 승진 대상에서 제외돼 눈길을 끌었다. 올해 43세인 유 전무는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회계학 석사 출신으로 미국 매킨지 컨설팅 근무 당시 최 회장이 직접 발탁한 인물로 작년 3월까지 최 회장, 신헌철 사장과 함께 사내이사 3인에 포함됐던 인물이다. 그러나 유 전무가 부사장 승진에서 제외된데 대해 아직 나이가 40대 초반인 그가 부사장직까지 승진할 경우 유공 출신의 선배 임원들로부터 쏟아질 `따가운'시선을 의식해 내려진 결정이라고 보는 게 SK내부의 중론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모두 최 회장과 같은 대학 출신이라는 점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간부나 임원들중에서 특정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