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기업 사냥꾼'의 한 사람인 칼 아이칸이 헤지펀드 등과 연대해 KT&G 주식을 공개 매수하겠다고 선언한데 대해 외신들은 이것이 한국 사회에 아직은 생소한 `적대적 인수'를 절감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24일 분석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파이낸셜 타임스 및 월스트리트 저널 등은 아이칸이 KT&G에 주식 공개매수 결정을 전달하면서 협조를 요청한 사실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아직은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이 시도가 먹혀들 경우 `기업은 보호돼야 한다'는 한국 사회의 오랜 관념에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식으로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그러면서 KT&G가 오랫동안 국영기업이다가 민영화된 후에도 한국 담배시장의 약 80%를 점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외신들은 아이칸측이 KT&G에 주식 공개매수 방침을 통보하면서 28일까지 답변을 주도록 요구했다면서 KT&G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내달 17일로 예정된 정기 주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칸측은 공개매수 방침과 함께 대전법원에 주총 개최를 무산시키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냈음도 아울러 통보한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로이터는 아이칸측 지분이 합쳐서 6.59%에 달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시가보다 17% 가량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공개 매수를 제의한 상황에서 1대 주주로 의결권 지분율이 최근 7.52%로 늘어난 프랭클린 뮤추얼을 비롯해 모두 약 61%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저널은 반면 KT&G의 경우 사주조합이 7.1%, 그리고 기업은행이 5.85% 등으로 우호 지분율이 외형상 외국인 지분율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 임을 상기시켰다.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소재 UBS 스콧 월드와이드 펀드의 제임스 모펫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아이칸측이 앞서 타임워너와 블록버스터 등에 적대적 인수를 시도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아이칸의 KT&G 공략이 한국인에게 생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펫은 "우리 식의 자본주의 브랜드가 한국 사회에는 생소할 것"이라면서 "한국 사회는 역사적으로 기업을 보호하는 쪽이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KT&G가 핵심인 담배.인삼 비즈니스 외에 24시간 뉴스 전문채널인 YTN 지분 20%와 영진약품 지분 57%, 그리고 편의점 체인인 바이더웨이 지분 44%도 각각 보유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저널은 아이칸측이 KT&G 이사회 구성에 본격 제동을 거는 것이 한국의 기업 이사회 구성 방식과 관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