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손질 불가피 .. 금산법 국회 재경소위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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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간 논란을 벌여온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안이 삼성카드와 삼성생명의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초과 지분 의결권을 모두 제한하는 쪽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삼성카드가 갖고 있는 에버랜드 지분 25.64% 중 20% 정도는 5년 내 처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금융법안소위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금산법 개정안을 표결 통과시켜 금산법 개정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에 따라 삼성은 에버랜드→생명→전자→카드로 이어지는 소유지배구조를 손질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또 삼성전자에 대한 적대적 M&A(인수.합병)의 방어책을 강구해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다.
◆통과된 개정안 내용은
열린우리당 우제창 의원이 제안해 금융소위를 통과한 금산법 개정안은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초과 지분은 의결권 제한 후 5년 내 처분,삼성생명의 전자 초과 지분은 2년 후 의결권 제한'으로 요약된다. 그동안 논란을 벌여온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안(삼성카드.생명 모두 초과 지분 처분)과 재정경제부안(삼성카드만 초과 지분 의결권 제한)의 절충안 형태다.
우 의원안은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25.64% 중 5%를 초과하는 20.64%의 지분은 즉각 의결권을 제한하고,5년 간 자발적으로 초과분을 해소토록 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금감위원장이 강제 처분명령을 내리도록 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전자 소유지분 7.2% 중 5%를 초과하는 2.2%는 2년 후부터 의결권을 제한받게 된다. 또 공정거래법에 따라 생명을 포함한 삼성 계열의 전자 지분 18.2%(2005년 9월 말 기준)는 2008년 4월부터 15%를 초과하는 3.2%의 의결권을 제한받게 돼 있어 어떤 식으로든 전자의 의결권은 줄어들게 된다.
◆삼성지배구조 영향은
이번 금산법 개정안과 관련,삼성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것은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초과 지분 5년 후 강제매각'조항이다. 개정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삼성카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에버랜드 지분 25.64% 중 5%를 초과하는 지분 20.64%를 5년 후까지 매각해야 하는데,이 경우 '에버랜드(19.3%)→생명(7.2%)→전자(46%)→카드(25.6%)→에버랜드'로 연결되는 순환출자 구조가 깨질 수 있어서다. 당연히 이 회장 일가 중심의 지배구조에도 금이 가게 된다.
결국 삼성으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이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를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당장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이학수 삼성구조조정본부장도 지난 7일 대국민 발표를 통해 "금산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의 논의결과를 무조건 수용하겠지만,경영권을 지킬 만한 방안을 찾지는 못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본회의 통과 가능성 커
금산법 개정안은 재경위 전체회의와 법사위를 거쳐 다음 달 2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현재로선 금융소위 통과 원안대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대가 있겠지만 법안 통과 자체를 막을 정도로 저지 의지가 강하지 않은 편이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금산법 개정안에 관한 한 상당히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다. 23일 소위에서도 한나라당 소속인 최경환 소위원장은 여당 의원들의 표결처리 요구를 순순히 받아줬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재벌옹호당'이란 소리까지 들을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우제창 제3정조위원장은 "전체회의에서도 불가피할 경우 표결처리를 요구하겠다"며 "다음 달 2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병석·이태명 기자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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