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이 또 경신됐다.


미술품 경매전문회사 ㈜서울옥션이 23일 오후 실시한 제100회 경매에서 17세기 전반에 제작된 '철화백자운룡문호'가 국내 경매 사상 최고가인 16억2000만원(이하 수수료 별도)에 낙찰됐다.


이날 근현대미술품 중에서는 박수근의 1960년대 작품 '시장의 여인들'이 9억1000만원에 팔려 박수근 작품 국내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종전 최고 낙찰가는 2004년 12월 열린 서울옥션 92회 경매에서 10억9000만원에 팔린 '고려청자상감매죽조문매병'이었다.


해외에서는 1996년 10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841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70억원)에 판매된 '백자철화운룡문호'가 최고 기록이다.


이번에 국내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철화백자운룡문호'는 붉은색 철화로 여의주를 삼키려는 용과 구름,당초문 등을 그린 작품.항아리 복판에 자리잡은 용은 17세기 전반 왕실에서 사용됐다는 표시인 삼족룡(三足龍)이다.


규모는 지름 37.6cm,높이 48.5cm로 상당히 큰 편이다.


이화여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백자철화용무늬 항아리(높이 45.8cm,17세기,보물 645호)나 1996년 10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70억원에 팔린 백자철화운룡문호(높이 48cm)보다 크다.


바닥에 수리한 흔적이 있지만 항아리 입구에서 바닥까지 이어지는 S자형 곡선과 용무늬의 조형미와 회화적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수근의 그림 '시장의 여인들'(28×22cm)은 1960년대 작품으로 시장에 앉아 좌판을 벌이고 있는 여인들과 아이를 업고 머리에 짐을 이고 선 여인 등 10명이 세련된 구도로 배치된 작품.박수근 특유의 화강암 같은 바탕질감도 우수하지만 5개 부분으로 떼어내서 봐도 각각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는 독특한 구도를 지녔다.


박수근 작품 중 종전 국내 경매 최고가는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99회 경매에서 낙찰된 '시장의 여인'(30×29cm)으로 9억원이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