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맛본 육류요리… 진홍색 차돌박이 '입안에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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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찾은 여행객들은 주로 바다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음식을 떠올린다.
해산물이 워낙 싱싱하다보니 육류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한다. 육류로는 도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흑돼지'가 좀 알려져 있는 정도다.
그래도 제주도민들이 즐겨 찾는 고깃집들이 있다. 여행객들은 잘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맛집'을 소개한다.
◆차돌집(064-747-8976)=제주시 연동 크라운프라자호텔 뒷편에 위치해 있다.
오픈한 지 12년 정도 됐으며 40석 정도의 자그마한 식당이다.
저녁이 되면 이 집 고기를 먹기 위해 30분 이상 줄을 서야 한다.
메뉴는 차돌박이와 제비추리 두 종류다.
가격은 1인분에 1만원.
고기굽는 연기와 냄새,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정겨운 대폿집 같다.
주문은 "섞어 O인분"이라고 하면 된다.
차돌박이 위에 제비추리를 얹어 내놓는다.
제주도는 반찬이 어느 식당이나 비슷비슷하지만 이곳은 그래도 좀 다양한 편이다.
고기는 제주산이라고 한다.
고추간장 양념장이나 멸치젓갈 등에 찍어 먹는다.
고기 질이 최상의 것은 아니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가 아주 높다.
저렴한 값에 소고기를 즐길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스런 곳이다.
고기굽는 석쇠를 뒤집어 갈아주는 모습도 새롭다.
고기를 먹고 난 뒤 '뽀글뽀글 된장찌개'(3500원)를 놓치면 안된다.
된장찌개에 특이하게 도가니를 넣어 끓인다.
얼큰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양이 찰 때까지 찌개를 더 준다.
찌개와 함께 밥과 제주산 김, 직접 담근 갓김치도 내준다.
김에 밥을 얹고 갓김치를 올려 먹으면 그만이다.
여러모로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소낭밭 돼지고을(064-755-7359)=제주 공항을 지나 용두암 방면으로 조금 올라가다보면 우측에 '시외버스 공영정류장'이 나온다.
그 건너편 골목 안에 위치해 있다.
주인이 직접 돼지를 기르는 농장을 운영하면서 10년째 이 식당을 운영중이다.
'소낭밭'은 제주 말로 '소나무밭'이라는 뜻. 돼지농장이 있는 곳에 소나무가 많아 그렇게 이름지었다 한다.
생모듬(대자 3만원, 중자 2만원)을 시키면 잡은 지 얼마안된 흑돼지고기가 나온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신선하고 질이 좋아 보인다.
거무튀튀한 껍질도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다.
고기에 왕소금을 조금 뿌린 뒤 구워 먹는다.
육질이 부드럽고 전혀 느끼하지 않다.
비계 부위는 쫄깃쫄깃하다.
멸치젓에 찍어 먹는다.
간간이 매운 제주 고추를 곁들이면 좋다.
고기를 먹은 뒤 반드시 김치찌개(4000원)를 시킨다.
개운한 찌개국물 맛이 일품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