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의 부활에서 배운다] (4) 생산현장에 퇴직자 재고용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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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가와현에 사는 사이토 마사오씨(62).그는 2년 전 미쓰비시전기 가마쿠라제작소를 정년퇴직했지만 요즘도 여전히 이 회사를 다니고 있다.
재고용 제도 덕분이다.
통신기기 설계를 담당하는 엔지니어인 사이토씨는 "정년퇴직 전과 비교하면 임금이 절반 정도로 줄었지만 이 나이에도 계속 일할 수 있어 좋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쓰비시전기는 2001년부터 현장 근로자에 대해 60세 정년 이후에도 재계약을 통해 65세까지 회사에 다닐 수 있는 재고용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재고용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지지만 본인이 희망할 경우 거의 100% 재고용이 가능하며 현재 현장 근로자의 30%가량이 재고용자라고 덧붙였다.
일본 굴지의 화학업체 스미토모화학.도쿄 시내를 관통하는 스미다가와(隅田川)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회사 본사 18층에서 만난 나카모토 마사미 부사장은 "최근 4월부터 정년을 60세에서 63세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을 중시하는 게 스미토모화학의 기본 철학"이라며 "건강하고 능력 있는 직원이라면 본인이 원할 경우 정년 이후에도 마음놓고 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선 이처럼 재고용이나 정년 연장을 통해 정년퇴직자를 다시 불러들이는 기업이 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현재 현장 근로자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있는 재고용 제도를 사무직으로까지 확대하고 재고용 나이 상한도 63세에서 65세로 높이기로 했다.
신일본제철도 2003년부터 62세까지 재고용을 가능토록 한 '시니어 고용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재고용 가능 연령을 65세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쓰비시중공업 노무라증권 아사히맥주 등도 최근 정년퇴직자에게 재취업의 문을 열었다.
앞서 산요전기 후지전기 등은 '임금피크제' 형식으로 정년을 늘렸다.
산요전기의 경우 65세까지 근무가 가능하며 연장 기간에는 정년 전 최고 임금의 70~75% 정도를 받게 된다.
코트라 도쿄무역관의 홍석균 과장은 "일본에선 머리가 히끗히끗한 할아버지 근로자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고용 연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무엇보다 노동력 부족을 막고 숙련된 기능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의 15~64세 노동인구는 향후 15년간 매년 74만명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력 부족 우려가 '실버 채용'을 촉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정년퇴직자의 고용 연장 확대를 의무화한 '고령자 고용안정법'이 오는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여지껏 주저하던 기업들도 속속 관련 제도를 마련할 전망이다.
후생성이 최근 종업원 300명 이상 기업 1만2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7.9%가 어떤 형태로든 고용 연장 조치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고용 연장 기간에 대해선 59.6%가 62~64세,40.4%가 65세 이상이라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