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신전자 에어코드 루펜BIF 등 비상장 중소기업 3개사가 최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기술보증기금 등으로부터 기술평가인증서를 받은 뒤 우리은행에서 3억∼20억원을 각각 대출받았다. 신용등급이 없거나 낮은 비상장 중소기업이 담보나 보증 없이 순수하게 기술평가인증서만 근거로 은행 자금을 빌린 것은 이례적이다. 세신전자는 지난달 27일 우리은행으로부터 20억원을 빌려 중기 신용대출 첫 수혜기업이 됐다. 1982년부터 플라스틱 사출물을 생산해온 이 회사가 아무런 담보나 보증 없이 A등급의 기술평가인증서만 제출하고 자금을 받아냈다는 점을 중기업계는 이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용 솔루션을 개발하는 에어코드도 비슷한 케이스다. 기술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고,DMB 시장 활성화 등으로 여러 금융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 회사 역시 담보 없이 10억원의 대출을 따냈다. 루펜BIF는 달라진 은행들의 대출 관행의 실질적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대형음식물 건조기 제조업체인 루펜BIF는 기보의 보증을 통해 5억여원을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았으나 2003년 설립 이후 뚜렷한 실적을 올리지 못해 담보 없이는 추가 대출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13일 BB등급의 기술평가를 받고 같은 날 3억원을 대출받았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벤처기업들은 그동안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담보 없이는 은행 대출은 꿈도 못 꿨다"며 "이 같은 대출관행이 업계에서 하루빨리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