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최근 600대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하락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기업들이 이미 채산성 악화 등의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응답기업 전체의 평균 손익분기 환율은 982.8원으로 나타났는데, 2월 들어 줄곧 달러당 980원 밑으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이 20일에는 달러당 967.20원으로 마감된 점을 감안하면 이미 현재의 환율은 전체적으로 볼 때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져있는 셈이다. 실제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현수준인 달러당 970원 안팎을 유지할 경우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현저히 저하된다"고 밝힌 기업이 58.9%에 달했다. 현수준의 환율을 전제로 할 때 "수입부품 가격하락 및 엔화 동반강세 등으로 원화강세의 효과가 상쇄된다"는 기업은 35%, 같은 이유로 "가격경쟁력이 오히려 강화된다"고 응답한 기업은 6.1%를 각각 차지했다. 이들 기업이 올해 경영계획을 작성할 때 예상한 올해 연평균 환율은 달러당 998.8원이며 980-1천20원 사이로 전망한 기업이 60%를 차지해 현재의 환율은 기업들의 예상을 크게 빗나간 수준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기업들이 현시점에서 예상하고 있는 올해의 평균 환율은 985.9원이고 940-980원으로 예상한 기업이 55.1%로 가장 많아 올해 내내 환율이 뚜렷하게 반등하지는 않거나 오히려 추가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와 같은 원화절상에 대한 대책으로는 "경영효율화 등을 통한 내부적 충격흡수"(53.6%)와 "환리스크 관리 강화"(31.1%) 등을 꼽은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수출가격 인상"(12%), "부품업체에 부담전가"(1%) 등 외부로 환율하락의 부담을 넘길 수 있다고 밝힌 기업은 소수에 불과했다. 환율변동에 관해 이들 기업이 정부에 바라는 대응방향으로는 "자본유출 규제 완화와 외환시장 규모 확대 등 시장의 자생력 강화"(35.2%)가 가장 많이 지적됐고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통한 환율변동 속도조절"(32.7%), "파생상품 다양화 등 기업의 환리스크 기반 강화"(31.1%) 등을 거론한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들이 환율부담을 협력업체에 전가하고 있으면서도 자사 이미지를 고려해 이를 숨겼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이런 방안보다는 원화가치가 절상된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기업들이 인식하고 있음을 이번 조사가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