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긴 쉬워도 생존하기 어려운 게 기업이다. 그렇다면 사람 나이로 환갑을 넘긴 국내외 대표적 장수기업들은 어떻게 장수할 수 있었을까? 전문성과 내실을 추구하며 고객 눈높이에 맞추는 한편, 끊임없는 혁신과 윤리경영에 충실한 것이 장수기업의 공통점이다. '전문성'과 '윤리경영'이 가장 중시되는 분야가 바로 부동산시장이다. 최근 상가·토지·펜션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에서 미끼상품을 내건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침체양상을 보이자 개발업체와 분양전문 업체들이 수요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미끼상품을 동원하고 있는 것. 미끼상품은 토지나 영화관 지분, 여행권에다 녹용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대박'을 좇으려는 브로커들의 사기행각에 있다. 부동산 개발은 최소 1백억 원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한 번만 성공해도 수억 원을 챙길 수 있다. 때문에 편법분양, 과장광고로 실수요자와 투자자를 현혹시키는 개발업체들이 아직 활개를 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아파트와 상가, 오피스텔 등을 분양하면서 수익률과 입지조건을 지나치게 부풀려 제시하는 등 허위·과장 광고를 한 업체들에 철퇴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런 '한탕주의' 업체들이 발본색원(拔本塞源) 되지 않고 있다. 상가나 아파트를 분양받은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불만을 갖는 것은 분양 전후의 사정이 달라지는 점이다. 계약서를 쓰기 전에는 회사 측에서 온갖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았다가 막상 사업이 진행되면서 당초 제시했던 입주·입점시기, 점포구성 등의 조건이 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윤리경영과 담을 쌓은 업체들은 고가 분양가 책정에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몇몇 인기지역의 경우 도심 주택을 사들여 아파트를 지으려는 개발업체가 넘쳐나면서 매매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중개업자들까지 마구 땅을 사들이고 있다. 터 매입가격이 비싸지면서 아파트 분양 값과 주변 땅값도 함께 오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주들도 건축업자의 약점을 노려 과도한 땅값을 요구하는가 하면, 일부 개발업자는 터를 팔지 않는 지주에게 협박성 우편물을 보내는 등 해프닝이 속출하고 있다. 분양가 결정은 시행사의 역할이 크다. 건설사는 공사에서 수익을 낼 뿐이다. 적정 수익 이상의 턱없이 높은 분양가를 주장하는 일회성 개발업체는 퇴출돼야 마땅한 이유다. 최근 시공사뿐만 아니라 개발업체들끼리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몇몇 업체들이 '되는' 곳에서 한몫 챙기려는 생각에 분양가를 높이는 데 가세하고 있다. 고가 분양이 문제가 되는 것은 부동산시장 전체에 파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후에 공급되는 아파트 분양가의 기준이 되는 것은 물론 주변 아파트 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행사가 고가 분양의 유혹에 빠져들면 들수록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해지고 결국에는 더 큰 손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스스로를 옭아매는 일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검증받은 적이 없는 일회성 개발업자들이 판치는 상황에서 정도경영을 고집하며 높은 분양성공률을 이어가는 우량 건설사와 시행사들이 있다. 밀양의 주거 선호지역 삼문동에 건설?분양중인 삼문 푸르지오 아파트 분양에 나선 (주)동성디엔씨와 주상복합아파트 '마포 아크로타워'의 시행사 J.S D&M, (주)플러스건설, (주)이츠원, 신한종합건설(주), (주)상미종합건설 등이 바로 그런 회사들이다. 화려함보다 내실을, 간판보다 실속을 중시하고 품질과 서비스 기준을 한 단계 올리며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정도경영, 윤리경영의 주인공들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