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의 부활에서 배운다] (1) 10년 불황 털고 10년 황금기로
일본경제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5.5%(연율)로 미국과 유럽의 성장세를 압도했다. 부실덩어리에 짓눌렸던 일본의 6대 대형 은행들은 3월 말 끝나는 2005회계연도에 17년 만의 최대치인 2조8000억엔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장 기업들도 3년 연속 사상 최대의 순익을 경신하고 있다.

1991년 초 거품이 꺼지면서 시작된 '잃어버린 10년'은 일본인들에게 힘겨운 시절이었다. 그때부터 정부와 기업은 과잉 설비,과잉 채무,과잉 고용 등 3대 과잉을 해소하는 고통스러운 개혁에 착수했다. 제로(0%) 금리를 통한 금융 완화 정책과 재정 지출 확대도 동원했다. 전문가들은 그런 노력이 성과를 내면서 경기는 2002년 1월부터 바닥을 통과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서는 주요 백화점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15년 만에 호황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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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세는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부지방의 상업 중심지 오사카도 대형 오피스빌딩과 아파트 재개발 공사로 분주하다. 아리마 히토시 간사이 국제홍보센터(KIPPO) 부장은 "자영 상인과 중소기업이 많은 오사카에서도 경기 회복세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아카사카나 긴자 등 도쿄 유흥가는 예약을 안 하면 자리잡기가 힘들다.

미쓰코시 이세탄 등 고급 백화점은 요일 구분 없이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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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업들의 정규직 사원 수도 8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라다 야스시 다이와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경제는 수익성이 좋아진 대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용이 늘고 임금 상승으로 소비가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로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민간기업의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노사의 상생 경영에 정부가 주도한 느리지만 철저한 공공개혁이 부활의 원동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쿄=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