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16일 "우리 경제는 많은 어려움과 불확실성에 봉착해 있으며 고령화 등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그러나 이 같은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정책대안을 모색하는 데 정부와 사회의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이날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200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차기 한국경제학회장으로 선출된 직후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과거에는 재벌 금융 정부 등으로 구성되는 '3각 체제'가 경제발전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이를 대체할 새로운 시스템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총장은 정부의 아마추어리즘을 지적하면서 경제학자들도 명징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현실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노력을 게을리했다며 자성을 촉구했다. 정 총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증세문제에 대해 "증세 정책은 기본적으로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며 "증세보다는 경제 활력 회복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가 보다 심화된 건 사실이지만 이를 너무 강조하는 것은 사회 정치적으로 위화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정 총장은 이 밖에 교육제도의 경직성이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대학에 보다 포괄적인 자율성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포괄적 자유에는 인사와 예산집행뿐 아니라 신입생 선발 방식에서의 자율성 확대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17일까지 계속되는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는 한국경제학회 등 국내 40여개 경제 관련 학회가 참가했으며 모두 280여편의 논문을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