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이익보다 배당을 많이 해 이른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기업'이 녹십자홀딩스 한국쉘석유 유니온스틸 등 6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적자를 내고도 배당을 하는 적자배당기업도 한국전기초자 성신양회 한일철강 등 7개사에 이르렀다.


주주 입장으로선 배당을 많이 받으면 좋지만 이 가운데 몇몇 기업은 지분율이 높은 대주주가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을 지나치게 배당으로 챙겨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녹십자홀딩스는 지난해 순이익이 21억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이사회에서 이보다 3배 가까이 많은 59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성향(이익대비 총배당액 비율)은 무려 275.1%에 달했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모두 40.32%의 지분을 갖고 있다.


회사측은 내부에 쌓아둔 이익잉여금 1130억원을 재원으로 배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배당총액 59억원 가운데 24억원 정도는 최대주주 몫이다.


이 회사는 2004 회계연도에도 순이익(53억원)보다 많은 금액(61억원)을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한국쉘석유도 작년 순이익(92억원)의 2배 이상인 195억원을 이번에 배당키로 했다.


외국계가 대주주인 GⅡR도 올해 순이익(92억원)보다 많은 배당(114억원)을 하기로 했다.


이 밖에 유니온스틸 나자인 대림통상은 전년도보다 크게 감소한 이익보다 배당이 많아졌다.


한편 전기초자 삼아알미늄 성신양회 한일철강 동성화학 조흥 하이스틸 등 7개사는 지난해 적자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결의했다.


특히 전기초자는 작년에 787억원 대폭 적자로 돌아섰으나 주주배당에 60억원을 쓰기로 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