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지난해 10월10일자를 통해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일본 소니가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삼성전자를 배우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고객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시의적절하게 개발하며 단기간에 세계적인 전자기업으로 도약한 삼성전자의 혁신 노하우와 위기 타개책을 배우라는 충고였다. 특히 비즈니스위크가 소니에 벤치마킹할 것을 조언한 곳은 삼성전자의 VIP센터였다. 'VIP(Value Innovation Program)센터'는 제품·서비스의 질적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지난 1998년 만든 조직.신상품 개발에 있어 △불필요 기능을 제거·축소하고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이를 통해 새 고객층을 창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다. 애니콜(휴대폰),파브(디지털TV),센스Q(노트북) 등 삼성전자의 히트상품들이 모두 VIP센터를 거쳐 탄생됐다. VIP센터가 추구하는 목표는 '제조원가를 줄이면서 수익성이 높은 제품을 단기간에 시장에 내놓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VIP센터 내에는 다양한 '협업팀'(CFT:Cross Funtional Team)이 운영된다. '협업팀'에는 엔지니어를 비롯 마케팅·영업·생산 등 상품개발과 관련된 모든 직원들이 한 팀을 이뤄 참여한다. 각 협업팀은 해당 상품의 특성에 맞춰 블루오션 전략의 핵심도구인 '전략캔버스'를 이용,개발하려는 상품의 컨셉트를 정확히 짚어낸다. 이 같은 형태의 협업팀은 2003년 82개,2004년 90개의 과제를 해결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00개가량의 신제품 개발과제를 수행했다. 삼성전자는 이 센터 운영으로 2004년 2조500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5조원가량의 원가를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VIP센터를 통하지 않고 기존의 방식대로 상품 개발에 나섰을 때보다 상품의 부가가치를 무려 3배나 높였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VIP센터는 국내외 기업 및 각국 정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