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이 무려 14년만에 동계올림픽에서 값진 메달을 수확하며 8년만의 `톱 10' 복귀에 청신호를 밝혔다. 한국 빙속의 간판주자 이강석(21.한국체대)은 14일 새벽(한국시간) 토리노 오발링고토에서 벌어진 대회 사흘째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2차 시기 합계 70초43을 기록해 감격적인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이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 남자 1,0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김윤만이후 무려 14년만이다. 전날 쇼트트랙에서 대박을 터뜨렸던 한국은 이로써 금, 은, 동메달 1개씩을 획득해 국가별 메달 중간순위에서 6위를 지켰다. 지난해 밀워키 월드컵에서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낸 이강석은 1차 시기에서 같은 조의 킵 카펜터가 부정출발을 저지른 탓에 스타트에 부담을 가졌지만 35초34로 질주해 3위에 랭크됐다. 30여분간 휴식을 마치고 다시 나선 2차 레이스에서 이강석은 1차 시기 1위를 차지했던 조이 칙과 마지막 조에서 레이스를 펼쳐 500m를 35초09에 주파, 천금같은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이강석의 2차 시기 기록은 자신의 최고기록(34초55)에는 못미쳤지만 이날 우승자 칙에 이은 두번째 최고 기록이었으며 합계에서는 2위 도로폐예프에 0.02초 뒤진 아쉬운 기록이었다. 경기 뒤 이강석은 "0.02 차이로 은메달을 놓친 게 아쉽지만 모두 끝난 일이다. 동메달만으로도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스피드스케이팅 500m는 1,2차 시기를 모두 34초대에 주파한 조이 칙(미국)이 69초7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러시아의 드미트리 도로페에프는 70초41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강석과 함께 출전한 최재봉(26.동두천시청)은 71초04로 8위, 이규혁(28.서울시청)은 71초38로 17위, 1차시기에서 미끄러졌던 권순천(23.성남시청)은 최하위로 밀렸다. 미국은 스피드 500m에 이어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한나 테터가 46.4점으로 팀 동료 그레첸 블레이어(43.4점)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쓸어담은 미국은 금4, 은메달 2개로 종합 1위를 지켰다. 토리노 북부 체사나 산 시카리오에서 벌어진 바이애슬론 여자 15㎞ 개인에서는 스베틀라나 이시모라토바가 49분24초1을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시모라토바의 러시아 대표 동료인 올가 피레바(50분09초6)는 은메달, 독일의 마르티나 글라고프(50분34초9)가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팔라벨라 경기장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페어는 러시아의 타티아나 토트미아니나-막심 마리닌 조가 204.48점을 얻어 중국의 장단-장하오(189.73)조와 센수에-차오홍보(186.91)조를 따돌렸다. 이날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추가한 러시아(금3, 은3, 동1)는 종합 2위가 됐다. (토리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