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영웅 하인스 워드, 어머니와 감격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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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어머니)" "축하한다. 사랑스런 내 아들아."
올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최우수선수 하인스 워드와 어머니 김영희씨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낮 조지아주 애틀랜타 맥도너의 김씨 자택에서 우승 이후 처음으로 상봉했다.
숱한 역경과 고초를 감내해야 했던 워드 모자가 '아메리칸 드림' 성취를 확인한 극적인 순간이었다.
청바지와 흰색 셔츠 차림으로 고급 스포츠카 벤틀리를 타고 어머니 집 앞에 도착한 하인스는 미리 대기하고 있던 어머니를 포옹하며 볼에 입을 맞추었다.
어머니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잘 자라준 아들이 대견스러운 듯 연신 어깨를 만지며 사랑을 표시했고,하인스는 어머니에게 환한 미소와 가벼운 입맞춤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인스는 모여든 보도진을 향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승리의 V자를 그려 보였다.
그는 "지난해 추수감사절 이후 처음으로 엄마를 만난다"며 "엄마하고 단 둘이 오붓한 시간을 갖고 싶어 아내와 아이들은 집에 두고 왔다"고 말했다.
하인스는 어머니에게 무슨 선물을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우리 엄마 돈 좋아해요,머니(돈) 많이 갖고 왔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인스는 "평소 하루에 4시간 정도씩 운동을 하지만 지금은 너무 피곤해 2~3주간은 푹 쉴 생각"이라고 전했다.
어머니 김씨는 보도진이 사진 촬영을 위해 모자간 포옹을 거듭 요구하자 "동네 부끄럽다.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김씨는 "이틀 전 목욕탕에서 넘어져 음식을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오늘은 할수없이 내 아들에게 짬뽕을 대접해야 하겠다"고 말했고,하인스는 "좋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기자들이 한국에서 아이를 하나만 낳아 기르려는 엄마를 위해 한 말씀 부탁한다고 하자 "때려서 기르고,강하게 키우라"고 충고했다.
아들을 훌륭하게 키운 비법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특별히 한 일은 없고 내 아들이 혼자 밥 먹고 공부하고 잘 컸다"며 모든 공을 아들에게 돌렸다.
김씨는 한국에서 갑자기 아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데 대해서는 "좋은 일이어서 여러 사람들이 찾아와서 좋긴 한데 너무 과잉스러워 거북하다.
내가 원래 (성격이) 나서길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는 특히 "한국 사람들이 흑인이라고 언제 사람같이 취급이나 했느냐.어렵게 혼자 살 때는 관심도 보이지 않더니 이제 유명해지니 너도 나도 찾아 나선다"며 "잘 되면 쳐다보고 그렇지 않으면 쳐다도 안보는 게 한국 풍토 아닌가"라며 고국과 한국사람들에게 섭섭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