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3일자) "노조만 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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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우리나라 노조의 성격과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와 관심을 끈다.
신ㆍ구 노동장관의 이ㆍ취임식 연설과 양대 노총 위원장들의 자가진단,그리고 민주노총의 대의원대회 등이 그것이다.
여기서 지적된 내용은 한마디로 "우리사회에서 노조만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주관으로 10일 열린 세미나에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투쟁일변도의 노동운동은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전 위원장은 민노총에 대해 "대의원대회를 끝까지 해본 적이 없는 엉터리 조직"이라고 회고(回顧)했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 이날 민노총 대의원대회는 자격시비만 벌이다 오는 21일로 연기됐다.
이 전 위원장의 표현을 빌리면 '깽판'이 난 셈이다.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민노총 스스로 깊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이날 개각으로 물러난 김대환 전 노동장관은 이임사에서 "정부와 기업이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노조는 가장 뒤처져 있다"고 지적하고 "노동행정의 물레방아를 거꾸로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동정책은 법과 원칙을 가지고 푸는 것이 교과서라고 말했다.
2년여를 노동정책 수립에 골몰(汨沒)해 온 장관의 체험적 고백이란 점에서 결코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될 일이다.
그런가 하면 이상수 신임 노동장관은 취임기자간담회에서 노사문제는 "사회적 합의의 틀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백번 옳은 얘기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대화와 타협'도 '법과 원칙'을 지키는 테두리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법과 윈칙을 벗어난 타협은 야합에 불과하다.
정부가 개입해 이뤄진 어설픈 타협은 근본대책이 될 수 없는 미봉책(彌縫策)으로, 언젠가는 큰 부작용으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것은 그 동안의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다.
신임 노동장관은 이점에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들여다 봐도 우리나라 노조만큼 강경 일변도 투쟁을 벌이는 곳은 찾기 힘들다.
그것도 전체 근로자의 12%에 불과한 조합원들을 위한 투쟁이 아닌가.
지금이라도 변하지 않으면 국가발전의 정체는 물론이고 자신들의 미래가 파멸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노동계는 직시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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